안착하기 힘든 자문사 시장, 그래도 강자는 있다 [투자자문사 경영 분석 / 총론] 시장 상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상위사 이익 편중
최은진 기자공개 2016-11-21 10:10:0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0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투자자문사는 모두 150여 곳, 평균 직원 수는 10명이 채 안된다. 오로지 운용 역량만을 무기로 중대형 금융사들이 독식하는 투자 시장에서 틈새를 노리겠다며 뛰어든 경우가 대부분이다.자문사 시장은 회전율이 빈번하다. 청운의 꿈을 안고 새롭게 뛰어든 선수도, 실패의 고배를 마시며 떠나는 선수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꾸준히 성과를 내며 확고한 기반을 갖추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문사는 운용사로 나아가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투자자에게는 또 하나의 투자 창구다. 성장하기 척박한 시장이지만 잘하기로 소문난 자문사들의 경우에는 중소형 운용사 못지 않은 실적과 평판을 자랑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 전체 순이익 1130억…시장 상황따라 변동성
국내 투자자문사들의 실적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을 보이는 양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전체 투자자문사들의 당기순이익은 877억 원이었지만 2012년 140억 원대로 떨어졌다. 이후 2013년 254억 원, 2014년 716억 원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지난해 말 기준 1129억 원으로 큰폭으로 성장했다. 투자자문사 수는 140~160개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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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문사 계약고 역시 실적과 마찬가지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투자 일임과 투자 자문 계약고를 모두 합친 총 계약고를 살펴보면 지난 2010년 15조 원에서 2011~2013년까지 20조 원대를 기록했다. 그러다 지난 2014년 35조 원으로 크게 성장하더니 지난해 말 다시 20조 원대로 내려앉았고 최근에는 17조 원으로 더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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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과 계약고 추이는 상품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 2010~2011년에는 차·화·정을 등에 업은 자문형 랩어카운트 돌풍에 힘 입었고, 2014년과 2015년은 ARS(Absolute Return Swap:롱숏ELB) 흥행에 따른 성과보수가 기폭제 역할을 했다. 특정 금융상품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이 크게 달라지는 모양새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자문사 시장은 제도권 중대형 증권사보다 시장 상황에 더 많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곳이다"며 "상품 트랜드에 따라 자금이 확 몰렸다 확 빠지고를 반복하며 버티는 곳이 승자가 되는 구조다"고 말했다.
◇ 상위사 독식 구조 …VIP·프렌드 등
투자자문사 시장은 이익 편중이 심하다는 특징이 있다. 상위 몇개 사가 전체 시장 성과를 독식하는 구조다. 지난해 말 기준 당기순이익 상위 10개사는 전체 실적의 75.3%인 850억 원을 벌어들였다. 물론 이익 편중 현상의 비중은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상위 몇개 사만 돈을 벌어들이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 기준 투자자문사 상위권은 크게 변함이 없다. 이 중에는 자문사를 발판삼아 성장해 최근 자산운용사로 전환한 곳도 상당하다. 브레인·쿼드·그로쓰힐·라임·DS·타임폴리오·머스트가 그들이다. 케이원·VIP·프렌드·시너지투자자문 등은 여전히 자문사로서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 상위권 주자로 이름을 날리고 안착한 자문사들은 대체적으로 각자 주력으로 삼는 전략이 있다. VIP투자자문은 가치주, 프렌드투자자문은 성장주, 시너지투자자문은 메자닌 투자를 주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해당 전략을 주무기로 삼고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과 오랜 시간 관계를 맺으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문사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확실한 주특기로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성과를 보여줘야 입소문이 나고 기반을 닦을 수 있다"며 "그저 그런 성과를 내서는 고객들과 오랜 시간 관계 맺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 해, 퇴출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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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용사 전환 봇물…자문사 옥석가리기 신중해야
투자자문사 시장이 또 한번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해 말 전문사모펀드 시장 진입 요건이 대폭 완화되면서다. 궁극적으로 투자자문사들이 자산운용사로의 전환을 목표로 삼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단비같은 소식이 됐다.
이에 전문사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려는 투자자문사가 늘고 있다. 제도 시행 후 약 40곳이 벌써 운용사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앞으로도 상위권 투자자문사들을 중심으로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로의 전환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투자자문사 시장에서 이른바 선수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고 예상한다. 투자자들이 옥석가리기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 다른 투자자문사 대표는 "대부분의 자문사들이 시기에 문제일 뿐 모두 자산운용사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문사 시장에서는 그야말로 신규 플레이어들만이 남게 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자문사의 철학이나 주특기 등에 대해 보다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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