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수 늘었지만 판매는 '지지부진' [ETN 출범 2년] ① 2년 만에 130종목 돌파…20%는 판매 '제로'
강우석 기자공개 2016-11-23 08:40:27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7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이번 달로 출범한 지 2년째가 됐다. 업계에서는 많은 종목이 상장된 덕분에 시장이 빠르게 정착했다는 평가와 투자자들의 참여가 아직 저조하다는 상반된 평가를 동시에 내놓고 있다.ETN은 증권사가 자기신용을 담보로 발행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쉽게 말해 증권사가 출시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다만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기초지수 수익률을 보장하기 때문에 추적오차가 발생하지 않는다. 대신 ETN 투자자는 증권사의 신용위험에 노출된다. 발행한 회사가 파산할 경우 투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다.
|
◇ 해외상품 비중 높아…증권사, 차별화된 상품 연달아 출시
ETN 시장에 상장된 종목은 10월 말 기준 130개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55종목에 불과했지만, 상품들의 추가 상장이 잇따르면서 1년 여 사이에 종목수가 2배 넘게 늘어났다. 지난 5월에는 상장종목이 100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문성제 NH투자증권 IC운용본부 차장은 "2년 사이에 종목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양적 성장이 거듭되고 있는 시장으로, 장기적으로는 ETF시장의 10~50%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외에 투자하는 상품비중이 높은 게 특징이다. 전체 130종목 중 48%에 해당하는 62개의 ETN이 해외 지수를 활용하고 있다. 조병인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ETN팀장은 "해외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게 ETN 투자의 매력"이라며 "해외계좌를 개설해 직접 투자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시차 및 비용, 환거래 수수료 등의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시장의 틈새 수요를 포착해 관련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잇다. 규모가 27조 원에 달하는 ETF 시장과 경쟁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콘셉트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은 각각 원자재와 테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삼성증권은 유럽, 중국, 인도 등 해외상 ETN 확충에 적극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사회책임투자(SRI) 콘셉트의 상품을 업계에서 처음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윤채성 신한금융투자 에퀴티파생부 ETN운용팀장은 "투자자 입장에서 ETN은 ETF와 거의 같은 성격의 상품"이라며 "차별화의 방향을 고민하는 것은 발행사인 증권회사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 판매는 '지지부진'…26종목 판매율 '제로'
ETN 시장의 전체 자산총액은 3조3000억 원 정도다. 하지만 자산총액이 아닌 '판매주식수'를 기준으로 시장을 바라봐야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TN 발행사인 증권사가 상품의 유동성공급자(LP) 역할도 겸하고 있어, 발행주식수 가운데 LP의 보유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윤 팀장은 "전체 발행규모인 3조 원 중에서 LP의 보유수량을 제외한 액수는 1200억 원 정도다"라며 "그 수치가 ETN 시장에 실제로 투자된 액수라고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ETN 시장의 실질적인 참여자가 여전히 적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ETF보다 복잡하게 구조화된 ETN을 더욱 어렵게 느끼고 있다"며 "ETN에 대한 마케팅 및 교육이 전반적으로 이뤄질 때, 시장참여자들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율이 제로(0%)에 가까운 종목도 상당수다. 130개의 종목 중 26개 종목의 LP 보유율은 100%에 가까웠다. 증권사들은 해당 ETN을 각각 200만~500만 주 정도 발행했지만, 판매주식수량은 100주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대 able Quant 비중조절'과 '현대 able 코스피200 선물플러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6종목 외 70개의 ETN은 판매율이 1%보다 조금 낮은 상황이다. 전체 종목 중 75% 정도가 거의 판매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판매실적인 전무한 ETN은 시장 수요가 없는 상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발행사 입장에서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지 좀 더 세밀하게 탐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