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운용 차질 불가피, 타 기관 투심에도 영향? [국민연금 삼성 특혜 논란]조기 '북클로징' 관측…자본시장 수요 위축 우려
김병윤 기자공개 2016-11-29 15:34:16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8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정농단 사태가 국민연금에 대한 검찰수사로까지 번졌다. 검찰은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청와대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개입했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시장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 유동성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국민연금이 기금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검찰 수사는 다른 기관들의 투자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과에 따라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의 연내 기금운용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타 기관의 북클로징(book closing)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검찰은 지난 24일 삼성 미래전략실과 국민연금공단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청와대와 국민연금 간의 연결고리가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국민연금 경우 전주 본사·서울 기금운용본부 사무실 등 3곳이 10시간 넘게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삼성물산 합병 결정 당시의 투자위원회 참석자 23명의 휴대폰과 PC 등을 모두 수거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검찰이 국민연금에서 수거해간 휴대폰과 PC는 아직 조사 중"이라며 "수사가 언제까지 진행될지 또는 다른 이슈가 생성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검찰 수사로 인해 국민연금의 기금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500조 원이 넘는 자산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투자와 관련한 의사결정에 더욱 신중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국민연금 관계자는 "현재 조사 중인 사항에 대해서는 답하기 곤란하다"며 "외부적인 일과 관계없이 기금 운영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중단기적으로 사실상 기금운용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큰 손' 국민연금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자, 다른 기관투자자들 역시 조심스런 투자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관투자자 중 가장 규모가 큰 국민연금이 수사를 받으면서 투자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며 "다른 기관투자자들 역시 최근 이슈가 잦아질 때까지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그 지위에 걸맞게 굉장히 안전한 자산에만 투자하는 성향이 있다"며 "최근 비안전자산에 투자할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에도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정논단과 관련된 검찰의 수사가 금융업계로 번지면서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삼성물산 합병 건처럼 과거 행적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검찰 수사로 기관투자자들은 당분간 투자를 제한하면서 과거 투자 활동에 문제가 될 만한 것이 있는지 찾아보는데 집중하는 분위기"라며 "최근 검찰로 소환 된 대기업과 관련된 투자 의사 결정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뿐 아니라 이사회 구성 등 다양한 부분에서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사실상 올해는 투자를 종료하고, 혹시나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비하자는 심리가 커졌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민연금 경우 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한 것에 잡음이 일고 있다"며 "다가올 기업의 주주총회에서도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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