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운용, 부동산공모펀드 실패 이유는 수수료 높고 공실률 리스크 부각…증권사 잔액인수도 제동
이충희 기자공개 2016-11-30 10:04:14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9일 10: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운용의 부동산공모펀드가 흥행에 참패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높은 수수료와 공실률 리스크는 결국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판단이 개인투자자들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아울러 올들어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인기를 끈 부동산공모펀드 시장에도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하나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부동산 공모펀드 두 건이 성공하면서 이번 펀드의 성공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공실률 등 수익률 위험…판매 사흘째부터 청약금 환불 사례도
지난 28일 청약이 마감된 '이지스코어오피스제107호공모부동산투자회사'는 목표치인 1855억 원을 채우지 못해 펀드 설정이 취소됐다. 이에 따라 이지스자산운용이 진행하던 도이치자산운용과의 퍼시픽타워 매각 협상도 불발됐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21부터 이날까지 일주일 동안 모인 청약 금액은 약 1000억 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출시 초반 단숨에 1000억 원 가까이 청약금이 몰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조기 완판 예상까지 나왔지만 사흘째부터 판매에 제동이 걸렸다. 오히려 사흘째부터는 투자자들이 청약 자금을 다시 빼가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청약에 급하게 제동이 걸린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이지스자산운용이 마케팅에 공을 들인 결과 초기 투자자를 어느 정도 확보해둔 상태로 판매를 시작했지만, 이후 자발적인 투자자들이 나오지 않으면서 판매가 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펀드 수수료가 비싸고 공실률 위험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몇몇 언론보도 이후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이지스코어오피스제107호공모부동산투자회사'는 선취수수료 2%에 자산운용매입보수 1.85%를 추가 책정해 투자자가 비용해야할 비용이 적지 않은 수준이다. 또 빌딩에 입주한 임차인은 44개나 되는데 책임임대차(마스터리스) 계약이 없고 잔여임차기간이 평균 3.33년으로 짧다는 것도 리스크로 부각됐다. 이런 단점들은 판매사와 일선 PB들이 펀드를 고객에게 추천하기에 부담이 됐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지점 PB는 "펀드 가입 초기에 발생할 수수료가 적지 않은데 향후 공실률까지 높아지면 기대했던 배당수익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공실률 관리가 제대로 안되면 오피스를 매각할때도 영향을 미쳐 원금보장에 위험이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능성 부각됐던 잔액인수 불발
이지스자산운용이 공모 펀드 마케팅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상당한 규모로 투자금을 모집해야 했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올해 들어 출시된 첫번째 공모펀드 '하나티마크그랜드종류형부동산투자신탁1'이 공모로 모집한 금액은 300억 원 밖에 안돼 판매 개시 1시간 만에 완판됐다. 두번째 공모펀드였던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 9-2'는 모집한 투자금이 약 2500억 원으로 많았지만 마케팅 경험이 풍부한 미래에셋그룹이었기에 가능했다는 해석이다.
최종 청약금액이 1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보다 너무 적었던 것은 펀드 설정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청약 금액이 당초 이지스자산운용이 목표로 내걸었던 1855억 원에 근접한 수치에 도달했다면, 일부 판매사가 잔액인수를 하거나 이지스자산운용이 추가 대출을 받아 빌딩을 매입하는 방안이 유력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원래 몇개 증권사에서 미달된 금액은 잔액인수를 하려 했지만 미달 액수가 너무 커 포기했다"면서 "또 증권사가 잔액인수를 하게 되면 펀드에서 추가 수수료 비용이 발생하고 수익률에 악영향을 끼치는 등 이유로 금감원에서도 제동을 걸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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