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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펙의 아쿠아스타 인수…40조 BWMS 시장 '도전장' 'FI' HB인베스트와 맞손…시너지 효과로 시장 선점 계획

양정우 기자공개 2016-12-01 08:29:2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9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1일 내년 9월 발효되는 '선박평형수 관리협약'에 대한 대응책을 내놨다. 국제해사기구(IMO)가 내놓은 이번 협약이 발효되면 향후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MS) 시장은 5년 간 40조 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이 제반 정책을 가다듬을 정도로 주목하는 BWMS 시장에 플랜트 기업 알펙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10일 HB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총 140억 원에 아쿠아스타(옛 아쿠아이엔지)의 지분 100%를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알펙과 아쿠아스타의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해외 네크워크 기반과 자본력을 갖췄지만 새로운 성장 엔진이 절실했던 알펙과 성장 초기 '데스벨리(death valley)'를 넘어서기 위한 지원군이 필요했던 아쿠아스타. 두 회사가 절묘한 호흡으로 '40조 시장'을 선점할지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해수부 촉각 40조 시장…국내 조선업계 새 먹거리 'BWMS'

BWMS는 평형 유지를 위해 선박에 채운 바닷물(선박평형수)를 정화하는 장치다. 선박이 균형을 잡으려면 반드시 선박평형수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해양 생물이 유입되면서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때문에 IMO측에서 국제 교역에 나서는 모든 선박에 BWMS를 의무 장착시킨다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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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교역 선박의 선박평형수 이용시 생태계 교란 과정.

내년 IMO의 선박평형수 관리협약이 발효되면 이후 건조되는 신조선은 필수적으로 BWMS를 장착해야 한다. 현존선은 5년 주기인 해양오염방지증서(IOPP)의 첫 번째 갱신검사일까지 설치를 완료해야 한다.

해수부는 전세계 약 5만 척의 선박(국적선 약 600척 포함)이 운항 중인 현황을 감안할 때 글로벌 BWMS 시장(현존선 기준)을 향후 5년 간 40조 원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신조선 규모는 매년 2000척 정도로 추산된다. 신조선 BWMS 시장도 약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선박 1척당 BWMS 설치 비용은 현존선과 신조선이 각각 3억 원, 5억 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부는 세계 BWMS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차세대 처리설비와 핵심부품 기술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할 방침이다. 국내 제품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향후 국적 해운사에 BWMS 설치를 다각도로 지원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아쿠아스타, 필터 교체 없는 BWMS 기술 개발

아쿠아스타는 지난 2008년 본격적으로 BWMS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수십년 간 화학공학과 미생물, 수처리 분야에서 업력을 쌓아온 연구진을 영입하는 동시에 기술 개발에 착수해 다수의 특허를 접목한 BWMS를 만들어냈다. 아쿠아스타의 제품이 가진 강점은 바로 필터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 BWMS는 대부분 별도의 필터를 통해 선박평형수의 미생물을 정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쿠아스타는 전기분해 방식을 활용해 필터 교체 없이 미생물을 살균하는 BWMS를 개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쿠아스타의 BWMS는 선박 실무진 사이에서 작은 부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며 "다른 BWMS와 비교해 부피가 20~40%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획 단계에서부터 BWMS에서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전해조 박스를 최대한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쿠아스타는 BWMS가 본격적으로 부각받기 전에 한차례 고비를 맞았다. 회사측에서는 제품 성능을 자신했지만 벤처기업으로서 성장 한계에 부딪혔던 것이다.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치기에는 영업망이 전문화되지 못했고, 경영 관리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떨어져 자금 사정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끝내 지난 5월 기업 회생절차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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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펙과 HB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한 아쿠아스타의 BWMS.

◇'플랜트' 알펙-'BWMS' 아쿠아스타, 시너지 효과는

하지만 BWMS 시장에 눈독을 들이던 알펙과 HB인베스트는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간 아쿠아스타를 주목했다. BWMS 기술력은 충분했지만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아 위기에 처한 것으로 진단한 것이다.

무엇보다 전략적 투자자인 알펙측에서 시너지 효과를 확신했다. 알펙은 열교환기와 화공기기 등 플랜트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런 플랜트 생산 노하우를 BWMS 개발에 접목시킬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두 제품의 원재료와 기본 골조가 유사할 뿐 아니라 제조 프로세스도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알펙은 아쿠아스타의 BWMS가 판매 활로를 뚫으면 OEM(주문자 상표 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알펙이 보유한 대규모 공장 부지를 BWMS 물량 공급을 위한 생산 기지로 활용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놨다. 현재 알펙과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 출신 전문가들이 아쿠아스타의 새로운 경영진으로서 경영 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다.

알펙은 국내 플랜트업계에서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생존한 업체로 꼽힌다. 국제유가의 하락 여파로 크게 악화됐던 플랜트 업황을 견뎌낸 것이다. 엑슨모빌과 토탈 등 오일 메이저와 일본 사사쿠라 등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어 아쿠아스타의 수출 전략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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