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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은·산은 "전경련 탈퇴"…은행권 연쇄탈퇴? 시중은행도 고민..국책은행과 '셈법' 다소 달라

정용환 기자공개 2016-12-09 08:35:22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9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은행권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탈퇴의 첫 주자로 나선다. 국책은행의 전경련 탈퇴가 현실화하면서 시중은행들의 탈퇴 논의에도 불이 붙을지 주목된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8일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기업은행의 전경련 탈퇴를 공식화했다. 권 행장은 전경련 탈퇴와 관련한 질문에 "다음 주 월요일(12일)에 탈퇴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 이후 전경련 탈퇴 방안을 공식적으로 검토해왔다.

산업은행 역시 기업은행과 비슷한 시기에 전경련에 탈퇴서를 제출한다. 이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대신해 정무위원회에 출석한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도 다음 주 중 전경련에서 공식 탈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산업은행은 이미 지난 6월부터 전경련 회비를 납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두 곳의 국책은행이 전경련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다른 은행들의 행보도 주목되고 있다. 또 다른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아직까지 전경련 탈퇴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먼저 나서서 탈퇴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수출입은행은 차후 탈퇴를 결정하는 데 있어 심적 부담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심적 부담을 덜어내기는 시중은행들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시중은행들이 전경련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기준은 일반 대기업의 탈퇴여부가 될 전망이다. 기업과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간의 입장 차는 분명 존재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경련 안에 들어가 있으면 그 쪽에서 만드는 모임에 참석해 대기업 총수나 CFO들을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는 면이 없지 않다"며 "만약 전경련에 가입된 상위 클래스 기업들이 대거 탈퇴를 한다고 하면 은행들 역시 거기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책은행들은 본인들이 대기업도 아닌 입장에서 전경련에 가입해 있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일반 시중은행들의 입장이 국책은행과 완전히 같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들의 전경련 탈퇴가 현실화하기 위해선 그에 앞서 시중은행들 간 의견 공유 과정이 필요하다. 은행권 전반의 의견이 탈퇴하자는 쪽으로 모아지면 너나 할 것 없이 탈퇴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 전경련이 회원사들을 상대로 탈퇴 내지 쇄신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선만큼 시중은행들 역시 한 번쯤은 탈퇴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 당장 전경련에서 회원사들의 의견을 묻겠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해서 당장 '우리가 어떻게 하겠다'는 의견을 내긴 어려울 것"이라며 "그에 앞서 시중은행들끼리 서로 의견을 공유한 뒤 다 같이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 가장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경련에는 회원사로 가입한 시중은행은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부산은행, SC은행, 한국씨티은행 등이다. 이 중 한두 곳의 은행이 적극 나서서 탈퇴 의사를 밝히기 시작한다면 사실상 은행권 전반에 도미노 탈퇴 행렬이 어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최근 탈퇴 여부에 대한 실무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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