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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전방위 위축, 단기조달 비용 급등할 듯 [미국 금리인상 여파]A2+ 증권사 매입확약 물량, 최대 5% 거래…"에퀴티 발행도 쉽지 않아"

민경문 기자공개 2016-12-16 17:24:35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5일 11: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금리 인상이 국내 자본시장에도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장기물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회사채 발행 위축이 불가피해졌다. 에퀴티 시장 역시 중단기적으로 얼어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채권시장 침체가 에퀴티(equity) 발행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높지 않은 분위기다.

당장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 등으로 갈아타는 움직임이 확대되는 가운데 단기물에 대한 조달 비용 급등이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열린 FOMC에서 대표적 단기금리 지표인 연방기금(FF) 금리를 0.50~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1년 만에 두 번째 금리인상에 나선 것이다. 일정 부분 예상된 행보이긴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이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국내 자본시장 참여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회사채 발행 시장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 증권사 IB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미국에 맞춰 국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운용사, 기관을 중심으로 장기물을 사겠다는 뜻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FOMC가 3~4번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섣불리 회사채 매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장 관계자는 "그나마 기재부가 12월 국고채 발행 물량을 줄여서 국내 금리 인상을 조금이라도 억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 후 지난달 채권금리가 급상승하자 기획재정부는 12월 국고채 발행 물량을 전월에 비해 1조 4500억 원어치 줄였다. 다만 국고채 금리가 미국보다 여전히 40bp 낮은 상황에서 이를 쫓아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미국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지금이라도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부채비율 이슈가 없고 재무여력이 우수한 기업은 상대적으로 회사채 발행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차피 12월 진행은 어렵고, 1월부터는 우량 등급 위주로 나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변동성이 커서 수요예측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기업들은 단기물 발행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특히 여전채 발행에 어려워진 일부 카드사의 경우 대규모 CP 발행에 나서는 등 다른 돌파구를 찾고 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머니마켓펀드(MMF)로 대거 몰리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기물에 대한 조달 비용 역시 회사채와 마찬가지로 급등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두세 달 전 1% 후반에 그쳤던 A2+(증권사 매입 확약 기준) 기업어음이 이제는 3~4%까지 호가를 내야 간신히 거래가 되는 분위기"라며 "신용도가 취약한 일부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발행된 CP의 경우 최대 5%에 팔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 SK증권(A2+)이 매입확약을 제공하고 부산 엘시티가 기초자산인 CP가 이 정도 수준에서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이나 CP시장이 위축됐다고 해서 기업들이 쉽게 에퀴티 발행에 나설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시장 관계자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부진하고 주식 시장 역시 흔들리는 상황에서 섣불리 에퀴티를 택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구주주들도 참여 부담이 있는데다 3자배정 역시 그만큼의 배당이나 추가적인 메리트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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