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반토막' KH바텍, 10년만에 영업적자 '먹구름' [Company Watch]수주량 급감 탓, 9월 누계 영업손실 125억‥4Q 부진 지속
정호창 기자공개 2016-12-21 08:15:28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9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T기기용 금속부품 제조업체인 KH바텍이 주력인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사업 부진으로 올해 10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거래처인 삼성전자와 블랙베리의 일감을 크게 잃어 고정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19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KH바텍은 올 3분기 965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수익을 내지 못하고 2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122% 줄어 적자전환했다.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45억 원을 거둬 지난해 3분기 대비 75% 감소했다.
9월 말 누계 실적은 매출 2856억 원, 영업손실 12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8.1% 줄었고, 영업이익은 167% 급감했다. 에비타는 75% 이상 감소한 93억 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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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바텍이 올해 이처럼 부진한 경영실적을 기록한 것은 주거래처의 수주 물량을 대거 상실했기 때문이다. 최대 고객인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두 번째로 의존도가 높은 캐나다 블랙베리 물량도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 블랙베리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점 도태되고 있어 올 1분기부터 KH바텍 등 부품업체들에게 제대로 물량 발주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주거래처인 삼성전자의 납품량 감소는 스마트폰 시장의 고급화 때문이다. KH바텍은 알루미늄을 다이캐스팅 공법으로 가공한 메탈 케이스 제작을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플래그십 모델에 자체 제작한 CNC 방식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CNC 방식 메탈 부품은 제조시간과 원가가 높지만 심미적 효과가 다이캐스팅 방식 부품보다 뛰어나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폰 라인업 중 프리미엄 제품군에 CNC 방식 부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점차 적용 모델을 확대해 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주요 제품에 사용하던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부품은 중저가 모델로 적용군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전략 변화 탓에 KH바텍은 현재 중저가 제품인 '갤럭시 J' 시리즈 일부에만 메탈 케이스 등의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3분기까지 4500억 원이 넘던 KH바텍의 삼성전자 매출이 올들어 1680억 원으로 60% 이상 급감한 이유다.
KH바텍은 새로운 금속부품 가공기술을 개발하고 중국 업체 등으로 거래처를 확대해 실적 부진 탈출을 모색 중이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경쟁 부품업체들의 수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선 KH바텍이 2분기부터 인력 구조조정 등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4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다소 개선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흑자 전환에 성공하더라도 수익 규모는 손익분기점(BEP)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중론이다.
이 때문에 KH바텍의 올해 연간 경영실적은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시장 예상이 현실화될 경우 KH바텍은 지난 2006년 2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10년 만에 적자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누적 적자 규모가 커 연간 실적은 영업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새로 개발한 ADC 공법 제품의 상용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 거래처와의 공급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 현재로선 흑자 전환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DC(Anodizable Die-Casting) 공법은 현재 고급 기종에 적용되고 있는 CNC 공법에 비해 원가가 30~40% 가량 낮고 생산성이 높으면서도, 아노다이징 표면 처리를 통해 CNC와 유사한 심미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되고 있는 KH바텍의 신무기이다. 시장에선 당초 4분기 내에 상용화를 통해 삼성전자 등에 납품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직 기술 개발이 최종 마무리되지 않아 거래처와의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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