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시장 뛰어든 신세계푸드, 업계 재편 가능할까 인근 부지 매입, 설비 증설 검토..캡티브 물량 활용해 M/S 창출할 듯
송민선 기자공개 2016-12-23 08:18:31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0일 13: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이원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생수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신세계푸드가 업계를 재편할 수 있을까. 모든 인수·합병(M&A)이 그렇지만 회생절차에 들어간 업체를 인수할 경우엔 특히 PMI(인수 후 통합)가 중요하다. 시스템을 하나부터 열까지 개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신세계푸드가 PMI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의미있는 시장점유율(M/S)은 곧바로 창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우선 신세계푸드는 제이원을 인수하면서 공장부지와 인접한 부지도 동시에 매입하기로 했다. 향후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제이원의 취수정과 제조공장은 경기도 가평에 위치해 있으며, 일일 취수 허용량은 300톤이다. 다만 제이원의 제조공장이 산 중턱에 위치해 있는데다가, 공장까지 가는 길목이 매우 좁아 대형차 한 대가 들어설 경우 다른 차량의 진입이 전혀 불가능한 것이 단점이다.
향후 제이원에서 생산하게 되는 물량이 늘어도, 현 도로 상태를 유지하면 수송에 차질을 빚게 된다. 이에 신세계푸드는 제이원 경영권 외에도 부지 3000평가량의 추가 매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별도의 취수 허가는 필요 없고, 관련 부처에 부지 증설에 대한 허가를 받으면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
아울러 신세계푸드는 제이원 제조공장 및 취수정의 설비 증설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 2004년부터 구동을 시작한 제이원의 생산 설비는 10년 넘게 가동되면서 노후한 편이다. 시간 당 생산할 수 있는 생수의 양이 신세계푸드 측의 기대보다는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이름에 걸맞는 품질, 위생 환경 구축을 위한 투자나 증설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산수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논의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이원 인수작업을 진행할 당시 신세계푸드는 생수산업이 부가가치가 높은 탄산수 시장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보고, 진출을 고려해왔다. 최근 먹는물관리법이 개정돼 공장 내 먹는샘물 원수를 이용한 탄산수 제조가 허가됐기 때문이다. 착향이 포함된 탄산수에 대한 제도 개선도 추진되고 있다. 다만 신세계푸드는 곧바로 시장에 진출할 경우 M/S 확보 등 시장 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계획을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PMI 작업이 마무리 되면 신세계푸드의 생수 시장 진입은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푸드가 곧바로 생수시장 M/S를 10%~20%까진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계열사 캡티브 물량을 확보할 경우 2%에서 3%의 M/S는 바로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신세계푸드는 자회사 세린식품, 스무디킹을 비롯해 외식브랜드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들과 낼 수 있는 부가가치 창출을 무시할 수 없는 셈이다. 계열사 이마트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통해 판매하는 이마트e블루, 봉평샘물을 내재화할 경우도 역시 M/S 확보가 가능하다. 신세계푸드가 이미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피지워터(FIJI Water)'와 직·간접적인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신세계푸드가 삼다수 유통권을 확보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다수의 탄산수 버전을 기획하다 무산된 CJ제일제당이 유력한 유통권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삼다수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생수로 시장점유율(M/S)이 40%에 달한다. 삼다수는 제주도개발공사가 생산·위탁판매를 실시하는데, 판권계약을 통해 편의점·슈퍼마켓 유통을 광동제약에 맡기고 있다. 제주도개발공사와 광동제약의 계약은 내년 말 끝난다.
한편 농심 '백산수'와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8.0', 해태htb '강원평창수' 등은 생수시장에서 M/S기준 2~4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농심은 삼다수 사업권을 놓친 후 자체브랜드 사업을 본격화해 3년 만에 백산수를 2위 자리에 올려놨다. 롯데칠성의 경우 다양한 브랜드 제품 점유율을 합하면 시장점유율은 10% 가까이 된다. 해태htb 강원평창수는 4%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하이트진로, 풀무원, 동원 등 시장점유율 1~2% 안팎의 생수브랜드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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