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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단 한번의 빅딜…반가움·아쉬움 공존 [2016 Big Issuer 분석]올해만 7000억 순상환…AAA급 우량채 위축

배지원 기자공개 2016-12-23 08:19:20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0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는 올해 회사채 시장의 전통적 빅 이슈어로서 체면치레만 했다. 단 한차례 4000억 원에 달하는 빅 딜 한 건만 집행했다. AAA급 기업으로서 강한 인상을 남길 만한 규모였지만 시장의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2016년 총 1조 1000억 원에 달하는 차환 물량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순상환이었다.

2015년 발행액인 4500억 원보다도 적었다. 지난해 말 AAA '안정적' 아웃룩으로 완전히 복귀한 뒤에도 차입에 소극적 모습을 보이며 재무구조 안정화에 무게를 두는 모습.

KT그룹 전체로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KT를 제외하고는 올해 회사채 시장에 모습을 보인 비금융 계열사가 없다. 지난해 발행에 나선 스카이라이프도 끝내 등장하지 않았다.

◇AAA급 비금융사 중 만기 도래액 최다…발행량은 미미

KT는 올해 1조 1000억 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았다. 올 4월과 5월 각각 2100억 원, 2600억 원 회사채 만기가 도래했다. 3·4분기에는 총 63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했다.

하지만 KT는 1월 회사채 시장에 등장해 4000억 원만 조달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AAA급 민간 기업의 등장에 환호했다.

KT

최초 공모물량은 3000억 원이었지만 수요예측 결과 총 1조 400억 원의 기관 자금이 몰려들었다. 특히 3년물에는 모집금액의 4.2배가 넘는 3600억 원의 자금이 몰려 시장을 놀라게 했다. 5년, 10년, 20년물 등 장기물도 안정적으로 자금을 모았다. 이를 반영해 발행액은 4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 회사채는 2015년 이후 수요예측에서 가장 많은 투자 수요를 이끈 딜이었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KT의 인기를 보여주는 대목. KT는 당시 국내 회사채 시장의 역대 최저금리 발행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2015년 1월 KT가 회사채 발행 당시 기록했던 최저금리를 다시 깨는 기염을 토했다.

최종 발행금리는 만기별로 1.671%(3년물), 1.946%(5년물), 2.203%(10년물), 2.351%(20년물)로 확정됐다. 20년물의 경우 작년 1월 KT가 세운 국내 회사채 역사상 최저금리(2.706%)보다 0.355% 포인트나 낮은 금리로 발행됐다.

투자자들의 환호 이면에는 아쉬움도 짙게 베어 있었다. KT는 과거 매년 1조원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하던 빅이슈어(Big Issuer)였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우량등급 기업 중에서도 큰 발행을 맡았던 KT의 조달이 줄어들면서 AAA급 회사채 품귀 현상도 생겼다.

업계 관계자는 "KT와 마찬가지로 신용 이슈와 거리가 있는 AAA급 이슈어의 퇴장은 전체 회사채 시장 침체의 한 요인"이라며 "기업 전반적으로 장기 시장성 조달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일 수 있다"고 말했다.

◇순차입금 2년새 33% 줄어…차입금 상환 박차

KT그룹은 KT, 스카이라이프, 비씨카드 등을 주력회사로 하고 있다. 그중 KT는 그룹 모회사로서 그룹 합산 총자산과 매출, EBITDA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영향력은 절대적인 수준이다. KT그룹은 2015년 이후 비씨카드를 제외한 KT렌탈, KT캐피탈, KT오토리스 등 비통신금융계열사를 매각하며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하는등 차입금 축소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2014년 말 8517억 원이었던 순차입금은 올해 9월 5625억 원으로 약 33%나 줄어들었다. 비금융 계열사의 차입금 의존도도 같은 기간 12.3%에서 9%대로 약 3.3%포인트 감소했다. 외부차입 비중이 높았던 KT렌탈과 KT캐피탈을 매각한 효과가 컸다

KT가 내년에도 회사채 발행량을 늘릴지는 미지수다. 내년 회사채 만기내역은 2월, 6월, 9월에 각각 1700억, 1200억, 1100억 원으로 총 4000억 원이다. 올해 발행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7000억 원을 현금으로 상환한만큼,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 혹은 더 적은 량의 발행만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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