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2월 26일 07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초 두 정부 부처가 자본시장연구원에 연구 용역을 맡긴 일이 있다. 발주처는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벤처투자와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하 농금원) 중에서 향후 농식품모태펀드를 운용하기에 적합한 기관을 선정해달라는 의뢰였다.농식품부는 농금원을 독자적인 모태펀드 운용기관으로 활용해왔다. 다른 부처는 모두 펀드 운용을 한국벤처투자에 일임하고 있는 상황. 기재부 입장에서는 농금원의 업무도 한국벤처투자로 이관하는 게 관리 효율을 높일 것으로 판단했다.
기재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아닌 민간 기관에 연구 용역을 맡긴 것은 이례적인 결정이었다. 두 부처는 최대한 객관적인 연구 결과를 확보하려고 애썼다. 이후 자본시장연구원은 "농식품모태펀드는 '중장기적'으로 한국벤처투자로 이관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올해 하반기 들어 기재부와 '릴레이' 토론을 이어가는 부처가 있다. 바로 환경부다. 환경부는 농식품부와 똑같은 이유로 기재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미 부처 내부에서는 내년 새로 선보일 '환경산업펀드'를 독자 운용한다는 방침을 세워놨다. 하지만 기재부측에서 역시 한국벤처투자에 운용을 맡길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제 곧 새해가 다가오지만 두 부처는 아직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기재부와 환경부는 앞서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연구 용역 결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물론 당시 자본시장연구원은 "농식품모태펀드를 이관하라"며 결과적으로 기재부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중장기라는 단서가 붙어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 전제 조건을 뒤짚어 보면 "'초창기'에는 독자적으로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게 낫다"고 해석될 여지가 크다. 초기 정착에 어려움을 겪을 펀드라면 우선 독자 운용으로 제자리를 잡는 게 실익이 더 크다고 판단한 셈이다.
환경과 농식품 분야의 벤처 생태계는 여러모로 닮아있다. 이들 섹터에 뛰어드는 창업 회사를 찾기가 힘든 것은 물론 그나마 남아있는 벤처 기업도 경영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생존 자체가 버거운 기업이 많으니 벤처투자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때문에 환경부와 농식품부는 따로 운용기관을 세워 별도의 유인책을 마련하려고 했던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의 연구 용역 결과를 살펴보면 이런 맹점이 선명하게 드러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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