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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밸류운용 신임 대표, 실적부진 구원투수 될까 "전략 그대로, 조직에 활력 심는다"

최은진 기자/ 김슬기 기자공개 2016-12-30 10:34:38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9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금융지주가 실적 정체를 보이고 있는 한국밸류자산운용에 구원투수를 보냈다. 한국금융지주는 법인영업통으로 평가받는 송상엽 한국투자증권 이비즈니스본부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송 신임 대표는 이번 주부터 출근을 시작해 한국밸류운용의 경영현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 가치주펀드 고전에 수탁고 축소…공모펀드 침체 속 위기의식

한국밸류자산운용은 지난 2011년부터 6년간 박래신 대표가 이끌었다. 취임 후 '가치 투자의 명가'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했고 수탁고를 꾸준히 늘려왔다는 점이 높이 평가 받았다. 실적 역시 취임 후 퀀텀점프하는 모습을 보였다. 취임 당시만 해도 11억 원에 불과한 실적은 지난해 180억 원에 육박할 정도로 확대됐다.

실적 확대 비결은 한국밸류자산운용의 대표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주식)' 덕분이다. 이 펀드는 안정적이면서도 꾸준한 수익률을 나타내며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주식형 펀드라고 평가 받고 있다. 박 전 대표는 가치투자라는 한국밸류자산운용의 고유한 전략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국밸류 그래프 최종본

한국밸류자산운용이 위기 의식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올해들어서다. 지난해부터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대거 출범하면서 공모펀드 시장에 위기가 엄습했다. 더욱이 올해 주식시장이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소외되는 현상이 나타나며 공모펀드 수익률까지 부침에 빠졌다. 이 여파로 주식형 공모펀드의 경우 4조 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국밸류자산운용 역시 자금 이탈이 발생했다. 지난해 말 5조 7000억 원에 육박했던 펀드 수탁고는 최근 4조 6000억 원대로 1조 원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대형주 위주의 장세 속에서 가치주가 고전하며 한국밸류자산운용의 대표펀드들도 줄줄이 마이너스 성적을 나타내며 자금이 이탈했다.

◇ 영업통에 젊은 인물, 조직에 역동성…하우스 전략은 그대로

한국금융지주는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판단으로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했다. 다만 한국밸류자산운용의 고유 전략이나 색깔을 바꾸기보다는 이를 이어가면서 조직에 역동성을 불어넣겠다는 것이 주요 목표다. 전임 박 대표와 마찬가지로 법인영업통을 신임 대표이사로 낙점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송상엽 밸류 사장
송상엽 한국밸류자산운용 대표이사
송 신임 대표는 박 전 대표와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오랜시간 법인영업을 담당했고 한국밸류자산운용 사장으로 부임하기 직전 이비즈니스 본부장을 지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송 신임 대표가 박 전 대표보다 8살 어리다는 점이다. 현재 체제를 이어가면서 조직에 역동성을 불어넣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평가다.

송 신임 대표는 1964년생으로, 부산 동아고와 고려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ING베어링증권과 씨티글로벌증권 등에서 주식영업 및 법인영업을 담당하다 한국투자증권으로 이직했다. 한국투자증권에서도 법인영업본부장을 오랫동안 역임하다 2년 전 이비즈니스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투자증권 내 직원들은 송 신임 대표를 두고 '가는 곳마다 성과를 낸다'고 말한다. 오랜시간 영업 현장에 있던만큼 마케팅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송 대표는 법인영업을 오래해 마케팅에 있어선 국내 최고의 전문가라고 할 만하다"며 "인품 역시 두루두루 원만한 편이라, 될 만한 사람이 자리에 올랐다"고 말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 직원들은 송 신임 대표가 취임하더라도 조직 구성 등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치투자라는 확고한 전략도 그대로 계승될 것인데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의 대표 매니저인 이채원 부사장의 역할도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사모펀드 시장의 승승장구 속에 공모펀드 시장이 계속 위축되고 있는 시장 분위기, 가치주 소외 현상이 계속되며 한국밸류자산운용 대표 펀드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점 등은 송 신임 대표가 짊어질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밸류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번 대표이사 교체는 운용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서 조직 분위기를 변화시키기 위해 단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젊고 패기 넘치는 신임 대표의 리더십 속에 시장 변화를 잘 읽고 대응하자는 취지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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