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강한기업]아모텍, '칩 바리스터' 최강자, 삼성·애플이 찾아온다①희소성 높은 세라믹소재 '한우물'…갤노트7 충격에도 영업이익률 '11%'
이경주 기자공개 2017-01-16 10:14:06
[편집자주]
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 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왔다.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2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 하반기 국내 전자부품업체들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커다란 충격에 휩싸였다. 국내 연성인쇄회로기판 대표 업체인 인터플렉스는 4분기 적자전환이 유력시되고 있으며, 카메라모듈 1위 파트론은 3분기 영업이익률이1.4%로 바닥을 쳤다.그러나 아모텍은 달랐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14억 원, 72억 원으로 영업이익률 11.7%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인터플렉스의 3분의 1, 파트론의 절반 수준이지만 수익은 더 많았다. 대체가 불가능한 고부가가치 부품 ‘칩 바리스터(Chip varistor)'가 모진 한파 속에서도 버팀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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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바리스터는 전자제품 안에서 정전기로 인한 고가의 부품을 보호하고 오작동을 막는 역할을 하는 조그만 '칩'이다. 원재료인 세라믹 소재 응용에 따라 정전기 차폐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세라믹 소재 기술력이 ‘원천기술'이라 할 수 있다.
아모텍은 이 칩 바리스터 시장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세계 1위 기업이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1, 2위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아모텍의 칩 바리스터를 자사 스마트폰에 채용하고 있다. 칩 바리스터 사업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정도로 수익성이 뛰어나다.
조그만 중견기업이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비결은 창업주 김병규(사진) 대표이사 회장의 도전정신과 강력한 리더십에 있다.
아모텍은 탄생 배경부터 남달랐다. 국내 부품업체들은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원청업체 출신들이 만든 기업이 많다. 원청업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기술력도 이전받았기 때문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성장해 왔다. 하지만 그만큼 원청업체에 종속될 수밖에 없고 수익률도 낮은 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김 회장은 ‘이단아'다. 김 회장은 삼성전자나 LG전자에 몸담은 적이 없다. 사회생활을 연구소에서 시작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 학사, 석사, 박사학위까지 따내고 1983년 전자부품 사설 연구기관인 ㈜유유에서 연구소장으로 첫 경제활동을 시작했다.
얼핏 보면 '학자' 스타일로 보이지만 정반대다. 김 회장은 처음부터 창업을 꿈꿨다. 박사 코스를 밟고 연구소 생활을 한 것은 시장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한 공부이자 준비 과정이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김 회장은 박사 학위 논문 주제를 ‘아몰퍼스'라는 부품소재로 잡았다. 그리고 아몰퍼스는 김 회장이 1994년 설립한 아모텍(당시 아모스)의 첫 창업아이템이 된다.
아몰퍼스는 첨단 신소재로 액체 분자구조를 가진 금속(고체)이다. 금속이지만 액체 분자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전자의 이동경로를 넓혀주고, 불량의 원인이 되는 열 발산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고주파 부품 소재로 활용되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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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은 아모텍이 칩 바리스터를 출시한 해이기도 하다.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휴대폰에 칩 바리스터가 속속 채용되던 때다. 당시 아모텍은 이 시장에서 일본 TDK, 미국 AVX, 독일 엡코스 등 대형부품사와 과감한 경쟁을 시도했다. 그리고 양산 3년만인 2003년 아모텍은 이들을 꺾고 시장 1위에 올라섰다. 글로벌 휴대폰 메이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아모텍 칩 바리스터를 채용한 게 컸다.
무모해 보였던 벤처기업의 도전이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김 회장은 자신의 전문성을 믿었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전자부품의 핵심 소재를 선점한 덕에 열매는 달콤했다. 아모텍은 2001년 매출 218억 원, 영업이익 42억 원을 기록한다. 영업이익률이 19%에 달했다. 이후에도 2002년 매출 310억 원 영업이익 84억 원(이익률 27.1%), 2003년 매출 406억 원 영업이익 114억 원(이익률 28.2%)을 기록하며 꿈같은 성장이 이어졌다.
아모텍은 성공을 기반으로 200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제 2의 도약을 꿈꾸게 된다. 절정기는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 하며 맞게 됐다. 스마트폰 창시자 애플이 칩 바리스터 고객사로 찾아왔고, 애플을 꺾기 위한 삼성전자도 제품 불량을 낮추기 위해 칩 바리스터 채용률을 더욱 높였다.
결과적으로 아모텍 성공 비결은 원청업체에 종속되지 않는 '출발점'과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에 있었다. 훗날 김 회장은 이렇게 회상했다. "어찌 보면 그 때 무모해 보였던 부품·소재 사업 진출 결정이 이제는 옳았다고 확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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