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이지캐쉬, 한국금융안전 경영참여 확대하나 [지배구조 분석]이사회 과반수 확보 못해, 오는 3월 대표이사 교체 변수
안경주 기자공개 2017-01-03 09:51:40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2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자동화기기(CD/ATM)를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청호이지캐쉬가 현금수송 전문업체 한국금융안전의 경영참여폭을 확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청호이지캐쉬는 2014년 7월 한국금융안전의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대표이사 자리와 이사회 의석을 과반 이상 확보하지 못해 그동안 경영권을 제한적으로 행사하는데 그쳤다.하지만 오는 3월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되면서 경영권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누가 후임 대표이사에 선임되는지에 따라 향후 지배구조의 무게추가 청호이지캐쉬 측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병록 한국금융안전 사장(대표이사)의 임기는 오는 3월까지다. 한국금융안전은 이르면 다음달께 후임 사장 선출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금융안전은 시중은행들이 출자해 설립돼 그동안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쳐 사장을 선임해 왔다"며 "2014년 청호이지캐쉬가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만큼 예년과 달라질 수 있지만 다음달 말께 후임 사장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안전은 시중은행들의 출자로 1990년12월 설립돼 현금·유가증권 수송업무를 비롯해 CD/ATM 일괄관리 용역사업(ATM관리사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청호이지캐쉬는 CD/ATM 사업을 기반으로 한 부가통신사업(CD/ATM VAN, 이하 CD 밴)과 ATM관리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주력사업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청호이지캐쉬와 한국금융안전을 동종업계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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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호이지캐쉬는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 등의 한국금융안전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37.05%)가 됐다. 옛 하나·외환은행은 합병으로 인해 한국금융안전의 지분을 15% 이상 보유할 수 없게 되면서 전량 처분한 것이다. 현재 한국금융안전은 청호이지캐쉬 외에도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각각 15% 가량의 지분을 갖고 있다.
청호이지캐쉬는 한국금융안전의 최대주주가 됐지만 경영권을 장악하지 못했다. 지분 인수 직전인 2014년3월 행정관료 출신 이병록 대표이사가 취임한데다 이사회 역시 시중은행들이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청호이지캐쉬는 김석 청호이지캐쉬 대표이사 등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법원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한국금융안전의 등기임원은 총 8명이다. 대표이사, 6명의 기타비상무이사, 감사 등으로 구성됐다. 이병록 대표이사는 행정관료(행시 24회) 출신으로 금융당국의 추천을 받아 선임됐다. 박종인·이원덕·한동환·정순영 기타비상무이사는 시중은행의 현직 부서장들이다. 한경섭 감사 역시 국민은행 리스크관리본부장을 역임했다. 2014년 9월 김석 대표와 함께 선임된 박희성·박종인 기타비상무이사는 선임시기 등을 고려할 때 청호이지캐쉬측 인사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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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올해 3월 임기가 끝나는 대표이사 자리를 청호이지캐쉬측 인사가 맡으면 지배구조의 무게추가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금융안전 관계자는 "이사회 멤버구성 등을 볼 때 대표이사가 사실상 시중은행과 청호이지캐쉬간 경영권 지배력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경영권 확대를 위해서라도 차기 대표이사 자리에 자신(청호이지캐쉬)측 인사를 선임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청호이지캐쉬가 차기 대표이사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국민은행 출신 A씨를 영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올 정도다. 구체적인 이름도 언급되고 있다. 만약 국민은행 보유 지분을 우호지분으로 확보하면 청호이지캐쉬의 지배력을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다만 난관도 예상된다. 그동안 대표이사를 금융당국의 추천을 받아 선임해 왔다는 점이다. 예년과 달리 민간기업인 청호이지캐쉬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겼지만 우리·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의 지분율을 모두 합하면 60%에 달한다. 사실상 금융당국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벽을 넘지 못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 4곳의 지분율을 합치면 60%에 달하지만 어느 한 곳이 이탈해 청호이지캐쉬의 우호지분으로 참여하면 청호이지캐쉬는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며 "한국금융안전과의 시너지 등을 위해서 경영권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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