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순익 절반 날아가나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건전성 재분류시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 가능성
안경주 기자공개 2017-01-04 10:02:16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3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보험이 육류담보대출(미트론) 사기사건으로 인해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 규모는 얼마나 될까.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이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동양생명 연간 실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이번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으로 동양생명의 손실이 현실화되면 대규모 순익 감소가 불가피해 기대를 모았던 연간 최대실적 경신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2240억 원이다.
동양생명은 지난해말 기준 전체 육류담보대출은 3803억 원이며, 이 중 2837억 원 규모의 연체가 발생했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전체 육류담보대출의 74.5% 가량이 연체된 것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대출의 연장과 갱신을 중단하면서 (육류담보대출의) 연체 규모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며 "연체금액이 손실금액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담보물을 확인 중에 있으며 손실규모 및 주요사항이 확인되는 경우 재공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동양생명은 금융감독원의 현장조사가 마무리되면 냉동창고 실사 등을 통해 담보물을 확인하고 육류담보대출에 대한 건전성 재분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동양생명은 한 육류유통 중개회사의 대출금 연체액이 급속히 불어나자 경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담보물을 두고 여러 금융회사에 돈을 빌린 사실을 확인한 뒤 금감원에 자진 신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완전하지 않은 담보를 바탕으로 대출이 이뤄진 만큼 담보확인증이 제대로 된 것인지, 왜 대출금 연체와 부실대출이 생겼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어느정도 손실 규모가 확정되면 건전성 재분류를 통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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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안팎에선 동양생명이 이번 사기사건으로 인해 연체된 육류담보대출 대부분을 떼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담보물이 보관된 냉동창고 대부분이 육류유통 중개회사와 짜고 사기대출을 일으킨 냉동창고업체들이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홍장범 동양생명 홍보팀장은 "(동양생명의) 전체 육류담보대출이 이번에 사기대출로 문제가 된 냉동창고업체들이 운영하는 곳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예측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연체된 육류담보대출의 담보물이 대부분 부적절한 것으로 나타나면 동양생명은 상당한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금융감독규정 등에 따르면 건전성 분류상 대출이 '고정'으로 분류되면 대손충당금을 20% 이상 쌓아야 한다. 회수의문은 50% 이상, 추정손실은 100%다.
특히 담보물의 가치가 사라진 만큼 연체된 육류담보대출의 대부분을 '회수의문'으로 분류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담보물이 중복돼 대출이 이뤄졌다면 사실상 담보 가치가 사라졌고, 대출금 회수가 쉽지 않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소송 등을 통해 일정 금액의 대출회수가 이뤄질 수 있겠지만 당장 건전성 분류를 보수적으로 취해야 한다는 게 앞선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감안하면 동양생명이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은 최대 1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부실대출 사실을 지난해 인지한 만큼 대손충당금도 2016회계년도에 반영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1000억 원대의 대손충당금을 쌓는다고 가정하면 동양생명은 지난해 3분기까지 실현한 순이익(2240억 원)의 절반 가량을 손실로 인식해야 한다. 기존 최대 순익 규모가 1670억 원(2014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최대 순익 경신은 다음으로 미뤄야 하는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양생명의 공시를 보면 부실대출을 인식한 시점과 연체가 이뤄진 시점이 모두 지난해"라며 "어느 정도의 대손충당금을 쌓을지 모르지만 2016년 실적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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