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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식품의 운명공동체 '카무르파트너스' [지배구조 분석]오너家 구주 매입 신뢰 구축..최근 경영 흔들리자 적극 경영참여 가능성

박창현 기자공개 2017-01-11 08:22:33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0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천호식품이 촛불 폄하 논란에 이어 가짜 홍삼 판매로 경영 위기에 봉착하면서 주요 주주인 카무르파트너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무르파트너스는 천호식품에 400억 원을 출자한 핵심 투자자다. 업계는 카무르파트너스가 2년 후에나 투자금 조기 회수 옵션을 행사할 수 있고 구주 인수 등을 통해 오너가와 탄탄한 신뢰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향후 더 적극적으로 경영 참여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강보조식품 제조 유통업체인 천호식품이 1984년 창립 이래 최악의 경영 위기 상황에 내몰렸다. 지난해 말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이 촛불집회를 폄하했다가 사과한데 이어 최근에는 가짜 홍삼 제품 유통 사실이 드러나면서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가짜 홍삼 사태는 식품 기업의 핵심 경쟁력인 제품 신뢰도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천호식품 기업가치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천호식품


천호식품이 경영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서 사모펀드 운용사인 카무르파트너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무르파트너스는 천호식품 지분 49.5%를 보유한 핵심 투자자다.

카무르파트너스와 천호식품은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당시 카무르파트너스는 총 400억 원을 천호식품에 투자했다. 투자는 크게 유상 증자 참여와 구주 인수, 우선주 투자 방식으로 이뤄졌다.

당시 천호식품은 25만 주의 신주를 발행했고, 카무르파트너스가 일부 자금을 출자했다.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구주도 대거 매입했다. 2014년까지만 해도 천호식품은 김영식 회장 일가의 개인회사 성격이 강했다. 김영식 회장이 지분 28.7%를 소유한 최대주주였고, 두 자녀인 김지안 대표이사와 김현주 씨도 각각 24.8%, 23.8%씩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카무르파트너스를 투자자로 유치하면서 지배구조가 완전히 바뀌었다. 당시 카무르파트너스는 김영식 회장과 김현주 씨 주식을 대거 매입한다. 김영식 회장은 20%가 넘는 지분을 팔았고, 김현주씨는 보유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 카무르파트너스가 오너 일가의 자산 현금화 창구가 돼준 셈이다. 또 카무르파트너스는 100억 원을 들여 상환전환우선주에도 투자한다.

최근 수 백억 원을 투입한 천호식품이 크게 흔들리자 카무르파트너스가 투자금 조기 회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카무르파트너스 측은 당장 자금회수보다는 기업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카무르파트너스는 상환전환우선주에 대한 조기상환 청구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이 권리는 2018년 12월까지 IPO가 완료되지 못했을 경우에 발동된다. 결국 2년 후에나 조기상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무엇보다 투자금 대부분을 자금 회수 안전장치가 없는 보통주에 투자한 만큼 사실상 천호식품과 운명공동체로 묶인 모양새다.

더욱이 보통주 투자도 대부분 오너 일가 보유분 매입이었다는 점에서 이미 양자 간에 상당한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영식 회장과 김현주 씨는 구주를 카무르파트너스에 팔아 300억 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손에 쥔 것으로 파악된다.

경영 정상화 연장선상에서 카무르파트너스가 향후 보다 적극적으로 천호식품 경영 참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현재 카무르 측은 천호식품 이사회 자리 5개 중에 두 좌석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기존 이사회 멤버였던 김 회장이 물러나게되면 공석이 생기게 된다. 원래대로라면 회사 측에서 다시 새로운 인물을 임명해야 하지만 카무르파트너스 측은 조기 정상화를 위해 신임 이사 선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천호식품 관계자는 "아직 이사회 충원과 관련해 결정된 사안이 없다"며 "충원이 필요할 경우 주요 주주들간에 충분히 협의를 거쳐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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