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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16억 불과한 엠벤처, GCT 투자금 어떻게? 외부 조달 가능성 클듯

권일운 기자공개 2017-01-31 07:59:24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4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금성자산 보유고가 16억 원에 불과한 엠벤처투자가 70억 원이 넘는 GCT세미컨덕터 지분 취득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동화 가능한 자산이 많지 않은 까닭에 부채 형태의 외부 조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벤처캐피탈 업계의 시각이다.

엠벤처는 오는 2월 3일자로 71억 원 어치의 GCT세미컨덕터 주식을 취득하기로 했다. 해당 투자는 엠벤처가 운용 중인 펀드 계정이 아닌 자기자본 계정을 통해 이뤄진다. 엠벤처 자기자본 515억 원의 13.7%에 달하는 금액이 단일 기업에 투입된다는 점에서 만만치는 않다는 게 벤처캐피탈 업계의 평가다.

겉으로 드러난 엠벤처의 재무상황은 자기자본 계정에서 70억 원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2016년 3분기 말 기준 엠벤처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6억 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현금성 자산과 함께 유동자산으로 분류되는 단기매매증권을 57억 원 어치 갖고있다. 단기매매증권의 경우 유동화 과정에서 취득가나 장부가 대비 일정 비율을 할인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단기매매증권 가운데서는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아나패스 주식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엠벤처는 3분기 말 기준으로 55억 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시가를 기준으로 한 장부가액은 그보다 낮아져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엠벤처가 3분기 말 아나패스 지분을 평가하기 위해 적용한 장부가는 주당 1만 4050원 가량이지만, 최근 시가는 1만 3000원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문제는 이 아나패스 주식마저 3분의 2 가량이 대출 담보로 설정돼 있다는 점이다. 엠벤처는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17억 원을 차입하기 위해 약 40억 원 어치의 아나패스 주식 27만 주를 담보로 맡긴 상태다. 나머지 15억 원 어치를 유동화한다고 해도 담보인정비율을 따졌을 때 GCT세미컨덕터 지분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2016년 4분기 중 영업활동을 통해 의미 있는 규모의 현금을 창출했다는 가정이 없다면 엠벤처는 어떤 식으로든 GCT세미컨덕터 지분 취득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만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조달은 엠벤처의 자체 신용 또는 보유 자산을 활용하거나, 취득 대상인 GCT세미컨덕터 지분을 활용하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엠벤처는 일단 상장사라는 지위를 십분 활용해 공모 또는 사모 지분증권 발행이라는 옵션을 고민해볼 수 있다. 하지만 액면가 미만에 형성돼 있는 주가 상황이나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라는 업종 특성을 고려할 때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엠벤처 내부적으로도 이같은 방안에 대한 고려는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2~3년 전에 비해 부채비율에 여유가 있어 자체 신용이나 보유 자산을 담보로 한 차입 여건은 좋아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GCT세미컨덕터 지분을 담보로 한 차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해외 비상장주식이라는 특성과 미래 수익가치에 의문 부호가 있다는 점에서 담보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한 여신전문금융회사 관계자는 "해외 비상장사의 경우 경영권 지분이 아닌 소수지분에 대해서는 가치 산정이 쉽지않아 대출 자체를 꺼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엠벤처 측은 매매 대금 납입이 차질없이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엠벤처 관계자는 "구체적인 조달 경로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자금 확보 절차는 상당 부분 끝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활용해 투자금을 조달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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