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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 Briefing]SK하이닉스 "중국 고객사, 단가인하 엄두 못낸다"수요강세로 고가에 재고축적…4분기 호실적

이경주 기자공개 2017-01-26 15:05:44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6일 13: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1조50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D램 시장 성장을 주도 하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단가인하를 포기하면서까지 메모리 수급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었다.

26일 진행된 SK하이닉스 컨퍼런스 콜에서는 2016년 4분기 호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지난해 3분까지 만해도 저조한 성과가 이어져 위기감이 감돌았는데, 4분기 1조 5361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극적 반전에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2015년 1분기 이후 최대 분기 수익이었다.

자연스럽게 예상을 뛰어 넘는 수익을 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메모리 수요강세와 이로 인한 D램 가격상승으로 4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긴 했다. 하지만 세트업체들의 단가인하 압력 때문에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질문자로 나선 니키서 HSBC증권의 연구원은 "D램 마진 가격 트렌드로 보면 마진율이 40~50% 수준까지 올라간 것 같은데, 세트업체 측면에선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이라며 "영업을 하면서 고객사로부터 압박이 없었나"라고 물었다.

SK하이닉스는 압박이 있긴 했지만 결국 높아진 가격으로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을 추격하려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적기 시장 대응을 위해 비용지출을 아끼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작년 상반기 가격협상을 하면서 고객사 요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중국은 높게 인상된 가격으로 협상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고객사들이 세트시장을 리드하려는 의욕이 여전히 강했기 때문"이라며 "올해 하반기가 돼도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그들도 예상했기 때문에 미리 재고를 쌓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D램은 SK하이닉스 지난해 4분기 매출(5조 3577억 원)의 72%를 차지할 정도로 주력제품이다. D램 시장은 PC수요 감소와 스마트폰 시장 포화로 저성장 기조를 보여왔지만 최근 공격적으로 시장공략을 하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 때문에 일부 상쇄되고 있는 흐름이다. SK하이닉스도 중국 고객사 덕에 지난해 4분기 D램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3%나 늘었고, 평균판매단가(APS)도 같은 기간 14%나 늘었다. 결국 호실적의 최대 공신은 중국 모바일 업체였다.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낸드플래시 사업 또한 중국 덕을 봤다. 중국 고객사들은 용량은 적지만 가격프리미엄이 있는 eMCP 제품을 주로 사들이며 SK하이닉스 수익 개선에 일조했다. eMCP(embedded multi-chip package)는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한 패키지로 제작한 것을 뜻한다. D램과 낸드플래시를 따로 쓰는 것보다 속도가 빠르고 얇아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전자기기 채택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김 사장은 "중화권을 중심으로 한 수요 강세와 가격상승에 따라 MCP는 지난해 4분기 또 다시 분기 매출을 경신하며 매출 비중이 23%로 늘어났다"며 "특히 MCP 판매 물량 중 약 20% 제품이 D램 32GB, 낸드 32GB 이상을 채용해 MCP의 메모리 용량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7조원 규모로 정했다. 작년 6조 원보다 1조 원가량 많아진 금액이다. 3D낸드플래시 생산량 확대를 위해 투자규모를 늘렸다. 김 사장은 "올해 투자금 약 7조원 수준을 예상하며, 작년 대비 증가한 투자비(약 1조원)의 상당부문은 클린룸 건설과 관련 인프라 투자에 사용될 것"이라며 "이를 제외한 투자금(약 6조 원)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올해는 D램 투자는 전년보다 줄고 3D낸드는 캐파 증가를 위해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3D낸드플래시 시장 대응을 위해 공장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 이천 M14공장 2층 절반정도의 공간에 3D낸드플리시 전용 클린룸을 구축을 시작했으며 올해 1분기 내 완공해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나머지 절반의 공간도 하반기 클린룸 공사를 시작, 연내 완공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

김 사장은 "M14 2층 클린룸 공사가 완료되고 장비입고 및 설치, 웨이퍼 생산기간을 감안하면 실제 제품이 공급되는 시점은 6월 이후라 생각된다"며 "3분기부터 본격 3D낸드플래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 한다"고 말했다.

72단(4세대) 3D 낸드플래시 개발도 계획대로 상반기내 완료해 M14 2층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는 36단(2세대) 제품은 지난해 2분기부터 판매를 시작했고, 48단(3세대) 제품은 11월 양산에 돌입했다. M14 2층 클린룸 구축이 최종 완료되면 낸드플래시 포트폴리오는 수익성이 높은 3D 중심으로 무게 중심을 완전히 옮기게 된다.

김 사장은 "작년 말에 3D 비중이 패키지 기준으로 10% 수준이었다"며 "올해는 48단 비중을 점차 확대시키고 하반기에 72단 생산을 시작하면서 연말 4분기에는 3D 패키지 비중이 2D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D램 부문 투자는 전년보다 줄어들지만 수익개선을 위한 제품 고도화는 지속 추진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업황이 한창 좋지 않을 때 고성능·고수익 제품인 2z(20나노 초반급) 비중을 늘리고, 차세대 모델 1X nm(10나노 후반급) 개발에 착수하는 방식으로 미래에 대비해 왔다. 그리고 상당한 수확을 거두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2z 나노 비중은 전체 D램 40%를 넘어섰고, 올해는 연말까지 6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1x나노는 1분기 중에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2분기 샘플링과 램프업을 시작해 3분기 중 양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 사장은 부품업체 특성상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영향은 아직까지 없다고 밝혔다. 때문에 미국 현지 공장 설립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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