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절벽' 부광약품, R&D '딜레마' [제약업 리포트]주력 개발품 임상 진전…내수 부진, 매출·수익성 뒷걸음
이석준 기자공개 2017-02-01 08:19:15
이 기사는 2017년 01월 31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업이익 절벽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부광약품이 '연구개발(R&D) 딜레마'에 빠졌다. 주력 신약후보물질이 임상 진전 단계에 들어가면서 투자 비용이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영업이익은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부광약품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85억 원으로 전년(233억 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2015년 1421억 원→2016년 1386억 원)도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2014년 16.4%에서 지난해 6.13%로 10% 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부진한 실적 원인은 R&D 비용의 증가다. 부광약품은 업계 첫 여성 CEO 유희원 대표 취임 이후 R&D 자금을 크게 늘리고 있다. 2014년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10%가 채 안됐지만 이듬해에는 14.06%로 늘었고 지난해 3분기말 기준 17.98%가 됐다. 이 기간 부광약품은 새 기전의 당뇨병약(MLR-1023)과 파킨슨병 운동장애 치료제(JM-010) 2품목의 전기 2상을 마무리했다.
다만 내수 실적이 부진하면서 R&D 비용이 점차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간장약 레가론, 당뇨병성신경병증치료제 치옥타시드 등이 고정 매출을 일으키고 있지만 수년간 뒤를 받쳐줄 신제품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미약품 등 상위사들이 내수 영업으로 R&D 비용을 충당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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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은 대박을 안겨줄 수 있다. 하지만 개발의 어려움으로 불확실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닌다. 성과를 내기까지도 긴 시간이 필요하다. 2상 단계에 있는 MLR-1023과 JM-010 등도 마찬가지다.
시장성도 따져봐야한다. MLR-1023과 JM-010은 틈새 시장을 공략한 신약 후보지만 MLR-1023은 개발돼도 수많은 기전의 기존 치료제와 경쟁을 해야한다. JM-010은 1차 약제가 아닌 2차 약물이라는 점에서 시장 자체가 크지 않다. 라이선스 아웃 시점을 잘 잡아야한다는 소리다.
부광약품은 수익성 악화에도 R&D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연구개발 의지를 다잡았다. 조직은 경영관리본부, 영업본부, 생산본부 등 3개의 본부로 구성했고 중앙연구소와 신제품 개발실로 분리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핵심 경영진이 R&D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각 부문의 성과 달성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효율화를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는 부광약품의 R&D 올인 전략에 임기응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부광약품이 최근 R&D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지만 동시에 수년간 매출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R&D와 내수 영업의 조화를 찾고 투자를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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