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2월 17일 08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IB)업계, 특히 M&A(인수합병) 거래 담당자 사이에서 최근 가장 '핫'한 클라이언트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 SK그룹이다. 국내 산업 전반을 통틀어 업황이 가장 좋다고 하는 반도체 및 에너지·석유화학 모두를 영위하고 있는 유일한 그룹인데다, 실적 호조에 힘입어 M&A에 쓸 수 있는 실탄도 두둑하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 증권사 IB 임원은 "SK그룹이 국내외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M&A를 통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면서 "좋은 매물만 들고가면 거래를 수임할 가능성이 높아 다들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SK그룹은 연일 M&A 관련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지주사 SK㈜는 지난해 SK머티리얼즈(옛 OCI머티리얼즈)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 LG가 보유한 LG실트론 지분 전량을 사들였다. SK하이닉스도 도시바 인수에 뛰어들었다. 그룹의 주력 사업 부문인 에너지·화학도 M&A에 열심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1위 화학기업 다우케미컬 에틸렌아크릴산사업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중국 석유화학업체 상하이세코 지분 50% 확보도 노리고 있다. SK그룹은 올해 M&A를 비롯한 각종 투자에 17조 원 가량을 쓸 계획이다.
오랜 기간 SK그룹의 고민거리였던 지배구조 개선도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2015년 SKC&C와 SK㈜의 합병으로 지주사 체제를 갖췄다. 순환 출자 구조의 큰 줄기를 해소하면서 최태원 회장의 지배력도 공고해졌다. 과거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 계열사 자금 횡령 혐의로 최 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는 등 아팠던 과거를 반추해보면 상전벽해 수준의 변화다.
사업적인 측면뿐 아니라 지배구조 등 다각도로 볼 때 지금이 SK그룹의 '리즈 시절(전성기)'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그룹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물론 최순실 게이트 특검수사가 어떻게 진행될 지 예측할 수 없고,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경제·금융의 불확실성 확대 등 우려할만한 일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SK에만 국한된 게 아닌 재계 전반의 공통된 이슈다.
잘 풀리고 있다고 해도 숙제는 남아 있다. SK텔레콤의 중간 지주회사 전환 및 지주사 SK㈜가 들고 있는 금융 계열사 SK증권 매각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SK㈜를 성공적인 사업 지주사로 키워내야 할 과제도 있다. 순수 지주회사가 아닌 사업 지주회사를 표방한 만큼 신성장 동력을 계속 발굴해야 한다.
1960년생인 최 회장은 재계 총수 가운데서는 젊은 축에 속한다. 지난해 말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도 전경련 해체 찬성 의사를 밝히는 등 기성세대 총수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이익 증가로 유보금이 쌓여도 투자를 망설이는 다른 대기업과는 달리 적극성을 넘어 공격적인 M&A에 나서는 SK그룹의 행보도 최 회장의 경영 스타일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SK그룹의 리즈시절이 오래 지속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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