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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벤처, 펀드 출자지분 '빅 배스' 단행 GP 출자분 감액으로 4Q에만 100억 원 이상 손실 반영

권일운 기자공개 2017-02-17 13:01:00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7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엠벤처투자가 투자 자산을 대거 감액처리하는 '빅 배스(Big Bath)'를 단행했다. 상당한 규모의 손실이 회계 장부에 반영됐지만,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엠벤처투자는 지난 16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67억 원의 매출액에 13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38억 원을 기록한 전년 대비 73.5%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이 34억 원에서 132억 원으로 4배나 늘어났다. 순손실 또한 34억 원에서 130억 원으로 증가했다.

손실은 투자 자산을 감액처리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감액 처리 대상 자산은 대부분 무한책임사원(GP) 자격으로 펀드에 출자한 지분이다. 본업이 벤처펀드 운용인 엠벤처투자는 펀드 출자지분 평가액이 줄어들 경우 해당 손실을 영업관련 손익에 반영해야만 한다.

2016년 3분기말 기준 엠벤처투자가 GP 자격으로 펀드에 출자한 자금은 102억 원이다. 엠벤처투자가 4분기에 반영한 영업손실만 100억 원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출자지분 대부분이 감액된 것으로 추정된다.

엠벤처투자

펀드 출자지분에 대한 감액은 벤처펀드 운용 사이클 상 불가피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벤처펀드 지분 가치가 투자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만기가 임박하는 시기에 급격히 높아지는 패턴을 나타내는 까닭이다.

이같은 패턴은 벤처펀드 지분의 가치가 포트폴리오 기업의 손익을 토대로 산정되는 데서 기인한다. 벤처펀드는 창업 단계나 초기 단계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집행한다. 투자가 이뤄지는 시기에는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맞추거나, 적자를 내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같은 포트폴리오 기업의 손익을 토대로 펀드 출자지분의 가치를 산정할 경우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

짧게는 2~3년, 길게는 3~4년 뒤 포트폴리오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포트폴리오 기업의 손익 구조가 개선되고, 그만큼 기업 가치가 높아지면 펀드 출자지분 가치 역시 급격히 치솟게 된다. 벤처펀드 운용사들은 이같은 사이클을 고려해 투자와 회수 시점을 잡고, 펀드 만기를 설정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엠벤처투자가 보유하고 있는 펀드 출자지분의 가치 역시 만기 시점이 가까워질 경우 투자 원금에 수렴하거나, 그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출자지분 가치가 높아질 경우 엠벤처투자는 상승분 만큼을 영업이익으로 반영할 수 있다.

하지만 회계 처리를 원칙적으로 진행하고 있는지를 감사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회계법인 특성상 벤처펀드 출자 지분의 평가를 미래가치보다는 현재가치에 입각해 내릴 수 밖에 없다. 특히나 엠벤처투자는 주주 수가 많은 상장 법인이라는 특성상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것으로 분석된다.

엠벤처투자 관계자는 "만기가 남아 있는 펀드 출자 지분의 경우 포트폴리오 기업 상황상 가치평가에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고, 그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상장사라는 특성상 투자 자산에 대한 가치평가를 객관적으로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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