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 페이코 분사 득실은 투자 유치·지분 매각 용이… 사업 연계 약화 가능성 존재
정호창 기자/ 김나영 기자공개 2017-02-21 08:11:07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0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엔터)가 간편결제사업을 영위하는 페이코(PAYCO) 분사함으로써 재무구조 개선과 외부 투자금 유치를 노릴 수 있는 포석을 마련했다. 성장성은 기대되나 수익기반 마련 시기와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려운 신사업을 독립 법인으로 떼어냄으로써 리스크는 줄이고 전략적 선택의 폭은 넓힐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다만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독자 생존 기반을 갖추기 전까지 적자 사업 구조와 재무정보가 시장에 노출되는 점, 법인 분리에 따른 운영비용 증가, 기존 대비 모기업과의 사업 연결고리 약화 가능성 등은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NHN엔터는 최근 회사 물적분할을 통해 NHN페이코(가칭)를 자회사로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4월 1일 분할 설립되는 NHN페이코는 NHN엔터가 영위하던 간편결제 사업(페이코)과 광고사업 등을 이전받아 영위할 계획이다.
NHN엔터는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특화된 의사결정 체제 확립해 경영효율과 경영위험 분산을 높이기 위해 회사 분할을 결정했다. 또 각 사업부문의 독립 경영과 객관적 평가를 가능케 해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고, 사업부문별로 상이한 고객특성과 요구사항에 최적화된 운영으로 서비스 품질과 브랜드가치를 높여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재무구조 개선, 외부 투자금 유치 기반 마련
NHN엔터가 페이코 분사를 결정한 것에 대해 자본시장 전문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현재 NHN엔터가 영위하고 있는 게임과 간편결제 사업을 분리해 부문별 독립·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면 각 사업부문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가 가능해 문제를 진단하고 경영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데 보다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페이코는 NHN엔터가 회사의 새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육성한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IT 및 금융산업의 변화와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성장성이 유망한 사업군에 속한다. 문제는 간편결제 시장이 아직 초기단계에 있어 자리를 잡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NHN엔터는 온·오프라인 스마트폰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코를 2015년 8월 론칭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에 이어 온라인 페이 업계 3강으로 키워냈다. 누적 가입자 수는 630만 명 수준이며, 누적 결제액과 월 결제액은 각각 1조 1000억 원, 1100억 원 정도다.
이 과정에서 NHN엔터는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다. 페이코 서비스 출범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고 가입자로 확보하기 위해 TV CF 등 대규모 홍보활동에 나서고, 초기 가입자에게 할인 서비스 등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NHN엔터가 페이코 마케팅 비용으로 초기 책정한 금액은 1200억 원에 달한다. NHN엔터는 2015년 초 유상증자(2730억 원)를 시행하면서 조달 자금의 절반 가량을 페이코 마케팅에 사용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 같은 대규모 마케팅비 지출은 NHN엔터의 실적 저하의 주범으로 꼽힌다. 실제로 NHN엔터는 페이코를 론칭한 2015년 3분기 이후 부진한 경영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2015년 3분기 22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지난해 4분기까지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당 기간 영업이익을 거둔 시기는 지난해 2분기가 유일하고, 흑자 규모는 34억 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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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부진한 실적 때문에 내부 분위기도 다소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본업인 게임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올려도 페이코 부문에서 발생한 손실로 성과가 가려지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내부평가가 이뤄지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페이코 분사가 이뤄져 모기업과 독립경영에 나서게 되면 이 같은 문제는 어렵지 않게 해소된다. 더불어 페이코에 투입되는 마케팅비 부담을 덜어 NHN엔터의 재무구조 개선도 기대된다. 분사되는 NHN페이코가 100% 자회사이기에 연결 재무제표상에는 해당 비용과 실적이 그대로 반영되지만, NHN엔터 별도 재무제표는 현재보다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페이코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과 투자비 부담을 NHN엔터가 한결 덜어내기도 쉽다. 분사한 NHN페이코 지분 일부를 외부에 매각하거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외부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현재처럼 NHN엔터 내부에 페이코 사업을 두면 외부 투자자 유치가 쉽지 않다. 투자금을 수혈받는 대신 NHN엔터 신주를 발행해줘야 해 경영권 약화 우려가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투자금 전액이 페이코 부문에 투입된다고 확신하기 어렵다는 부담 등을 안게 된다. 하지만 분사를 하게 되면 이런 양쪽의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어, 투자금 유치나 외부 파트너와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기가 한결 용이해진다.
◇페이코 실적 부담 증가, 사업 연결고리 약화 가능성은 단점
NHN엔터가 페이코를 분사함으로써 재무적 부담이 줄고, 향후 다양한 전략적 선택을 노릴 수 있는 포석을 마련하게 된 점은 긍정적이나 일부 부정적 영향도 예상된다.
페이코가 독립 법인으로 분사하면 NHN엔터 내부에 사업부로 존재하던 시절보다 운영비용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법인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지원조직과 인력을 별도로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향후에도 당분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적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페이코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NHN엔터도 부담이 늘어난다. 페이코의 비용 증가로 인한 적자 확대가 NHN엔터 연결 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반영되는데다, 해당 내역이 외부에 공개되는 점도 부정적이다.
현재는 페이코 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이나 사업부의 경영실적에 대한 정보가 외부에 제한적으로 노출된다. 하지만 페이코가 법인으로 분사하면 재무구조와 경영실적이 결산 시점에 맞춰 외부에 공개될 수밖에 없다. 상장기업인 NHN엔터 입장에선 주가 제고를 위한 IR 활동 등에 현재보다 큰 부담요인이 발생하는 셈이다.
페이코의 간편결제 사업과 NHN엔터의 게임 사업 등을 연계하는 사업모델과 서비스 등을 개발해 제공하는 일이 이전보다 수월치 않게 될 가능성도 커진다. 모기업과 자회사 관계이지만 원칙적으로 각사가 독립적인 이사회를 통해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돼 있어 전보다 협업을 위한 의사결정과정이 늘고, 상황에 따라 자사 이익을 우선하는 전략으로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NHN엔터가 페이코 지분을 일부 처분하거나, 외부 투자금을 유치해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 경우 이 같은 사업 연계와 협업 추진이 보다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외부 주주의 의견이 의사결정이나 협업모델 수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을 공유하거나 사업 연계에 따른 비용 부담, 수수료 체계 등을 결정하는 일이 현재처럼 일사분란한 체계 속에서 이뤄지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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