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2월 21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스템임플란트와 메티톡스는 각각 임플란트 업계와 보톡스 업계의 선두 주자다. 양사 모두 국내 시장을 뚫은 선구자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후발주자와 점입가경의 이전투구를 벌이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메디톡스는 동종업계 휴젤과 대웅제약에 보톡스 균주의 출처를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분란을 일으켰다. 일명 '보톡스 족보 분쟁'이라고 불리는 사건이다. 메디톡스의 균주를 경쟁사가 몰래 갖다 쓰지 않았느냐는 의심에서 비롯됐다. 이 과정에서 메디톡스는 경쟁사를 비난하는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메디톡스는 출처가 불분명한 균주가 유통되면 소비자의 안전이 위협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식약처는 균주 출처가 제품의 효능이나 안정성과는 상관없다고 논란을 일단락시켰다. 보톡스 업체간 분쟁 이후 세 회사의 주가는 하향곡선을 그렸다. 성장하는 보톡스 산업에 걸림돌이 됐다. 업체나 소비자 모두에게 득이 될 게 없는 무의미한 싸움이었다.
'보톡스 족보 분쟁'을 야기한 메디톡스는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시장에서는 미국 법인과 소송에 휘말려 해외진출이 늦어지자, 경쟁사인 대웅제약의 시장진입을 방해하기 위해 공격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싸움도 메디톡스와 꼭 닮았다. 업계 1인자 오스템은 상장을 준비하는 2인자 덴티움을 향한 투서를 넣었다. 거래소와 금감원에 덴티움이 매출을 과대 계상하는 '분식회계'를 일삼았다고 신고했다.
덴티움은 결국 감리를 받으면서 공모를 진행하게 됐다. 감리를 맡은 한국공인회계사회도 매출 과대계상 부분에 대해서 문제삼지 않았다. 대신 '반품충당부채 과소계상'에 대해 제재를 줬다. 하지만 오스템은 멈추지 않았다. 금감원과 금융위에 진정서를 추가로 제출했다.
상장을 앞둔 덴티움에게 남은 건 상처 뿐이다. 한 번 뿐인 IPO 수요예측를 앞두고, 경쟁사의 공격에 '분식회계'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오스템의 투서로 심사, 감리 기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더이상 수요예측을 뒤로 미룰 수도 없다. 이대로라면 공모절차를 제대로 마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 보인다.
오스템도 메디톡스처럼 진정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분식 회계에 대한 경계는 옳지만 터무니없는 이유로 분쟁을 이어가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6개월에 걸친 거래소 상장 예비심사도 통과했고, 한공회도 덴티움에 치명적인 회계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높았다. 시장에서는 기관의 심사 내용까지 비판하면서 덴티움의 회계문제를 지적하는 의도가 불순하다는 말도 나왔다.
물론 감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분쟁의 잘잘못이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책임이 누구에게 있든 경쟁 우위를 고수하기 위해 업계 상식을 거스르며 질서까지 무너뜨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오스템, 덴티움은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 업체다. 좁은 국내시장에서 서로를 공격하느라 시간과 역량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승자조차 없는 진흙탕 싸움이라면 문제는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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