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3월 03일 09: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의 보바스기념병원(이하 '보바스병원') 인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먼저 의료법상 의료법인은 인수·합병(M&A)이 불가능한데도 호텔롯데가 보바스병원을 운영하는 늘푸른의료재단의 이사회 추천권을 매입하는 방식의 편법인수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여기에 호텔롯데가 인수자금 대부분을 대여금으로 투입해 보바스병원의 부채비율을 과도하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왔다.논란은 점점 커졌고, 아직 보바스병원 인수를 허가할 권한이 없는 보건복지부와 성남시보건소의 입장까지 화두로 떠올랐다. 성남시가 관할행정청으로서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을 두고 사실상 호텔롯데의 인수를 반대하는 것이란 언론보도가 쏟아졌다. 심지어 늘푸른의료재단을 파산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비영리법인은 M&A가 불가하기 때문에 청산한 뒤 자산을 매각해 국가와 사회에 귀속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호텔롯데의 보바스병원 인수는 정말 문제가 있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호텔롯데는 보바스병원에 대규모 자금을 무상으로 출연하고 이에 따라 이사회 구성권을 부여받는다. 현대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다른 병원과 다른 것은 롯데가 보바스병원을 새로 설립하는 게 아니라는 것뿐이다. 일반적으로 의료재단 또는 비영리재단을 설립할 때는 출연인에게 재단 이사회의 구성권을 보장한다. 게다가 의료법인의 이사회 구성권 매각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경기도 고양시와 파주시에 2개 요양병원을 보유한 한영의료재단은 이미 2012년 말 매각을 진행했다.
호텔롯데의 높은 인수 가격 역시 문제가 없다. 호텔롯데는 본입찰에서 2900억 원의 응찰가를 제시했고 이 중 약 600억 원의 자금을 재단에 무상으로 출연하기로 하면서 우선협상자 지위를 따냈다. 나머지 2300억 원은 대여금 형식으로 투입된다. 대여금의 조건은 5년 만기에 약 1.95% 금리수준이다. 호텔롯데는 재단 출연이 확정되면 어린이재활병동을 증축, 확장하는 데 투자할 계획이었다. 다만 호텔롯데 측은 대여금을 많이 투입해 부채비율이 높은 게 문제가 될 경우 이 중 일부를 즉시 상환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 검찰 수사로 추락한 그룹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사회공헌 조직과 인력을 크게 늘리고 병원 인수를 추진했다. 게다가 늘푸른의료재단은 비영리재단이라 여기서 벌어들인 수익을 가져갈 수도 없다. 일각에서는 영업이익 40억 원대 알짜이익을 내는 병원을 호텔롯데가 군침을 낸다고 한다. 그러나 매년 3000억 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호텔롯데가 투자금 회수에만 15년이 넘게 걸리는 보바스병원을 알짜 사업으로 접근했는지는 의문이다. 잘못된 것은 비난해 마땅하지만 이번엔 여론이 문제없는 내용에까지 고정관념을 강요하는 듯해 안타깝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