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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한·중 합작 벤처펀드 '이중고' [사드 후폭풍]1차 클로징 성공에도 캐피탈콜 우려…운용전략 수정 '불가피'

류 석 기자/ 정강훈 기자공개 2017-03-13 08:21:37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0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의 배치가 본격화된 가운데 중국과 합작 펀드 조성에 나섰던 벤처캐피탈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자금유출 억제를 강조한 중국 정부가 한중 합작 프로젝트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현지 유한책임사원(LP)의 출자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펀드 조성에 성공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향후 캐피탈 콜(Capital Call)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사드를 둘러싼 여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우선 컴퍼니케이파트너스(이하 컴퍼니케이)는 중국 LP들의 자금 납입 지연으로 캐피탈콜에 애를 먹고 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하락을 이유로 해외 자본유출을 통제하고 있는데다 사드 배치까지 겹치며 출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컴퍼니케이는 지난해 10월 약정총책 400억 원으로 '컴퍼니케이 문화-ICT 융합펀드(문화-ICT 융합펀드)'를 조성했다. 중국 LP는 이중 30억 원을 출자키로 하고 초기에 7000만 원 가량을 납입했다.

컴퍼니케이는 초기 출자금을 토대로 투자를 진행했는데 최근 캐피탈콜을 준비하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다. 사드 여파로 중국 LP의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명확한 납입 거부의사를 밝히지는 않지만 출자금 지급 요청이나 문의에 묵묵부답인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LP들에게 캐피탈콜도 하지 못하고 있다. 컴퍼니케이 측은 이달(3월)에는 중국 측이 자금 일부를 납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 납입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중국 LP가 포함된 벤처조합 대부분은 중국 측으로부터 자금 납입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드 배치에 따른 여파도 있겠지만, 중국 내 외환 보유고에 대한 이슈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운용사의 경우 아예 중국 측 LP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펀드 규모를 줄이는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덧붙였다.

자금 납입의 어려움과 함께 대중국 수출 제한 우려도 불거지며 펀드 운용측면에서도 차질도 우려된다. 한중 합작펀드가 대부분 한국과 중국의 교역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중국내 만연한 한한령이 펀드 운용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컴퍼니케이는 지난해 펀드결성 당시 중국 내 파트너들과 협력을 통한 디지털 애니메이션 콘텐츠의 수출을 강조했다. 하지만 사드 배치 여파로 국내 콘텐츠에 대한 대중국 수출이 차질을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컴퍼니케이는 국내 콘텐츠를 중국에 수출하는 대신 중국 애니메이션 업체가 국내 기업의 콘텐츠를 활용해 직접 생산하는 방식을 취하도록 운용 전략 변경을 추진중이다.

다수의 한중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SV인베스트먼트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 중국 현지기업에 대한 투자는 별 문제가 없지만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는 다소 어려운 상황이다. 펀드는 중국 역내에 조성됐으며 중국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거나 중국 진출 가능성이 높은 국내 기업을 주 투자처로 한다.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가 어려워지자 SV인베스트먼트는 중국 현지에 있는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운용 전략을 바꿨다.

SV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중국 자본과 합작해 'Shenzhen China-Korea Industrial Investment Fund(이하 중한산업투자펀드)'를 결성했다. SV인베스트먼트와 중국의 벤처캐피탈인 포춘링크가 공동 운용(Co-GP)하는 형태다. 펀드는 한화 기준으로 약 1200억 원 규모이며 국내에서는 모태펀드가, 중국에서는 선전시혁신투자그룹유한회사와 기타 민간 투자자들이 유한책임사원(LP)으로 참여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중한산업투자펀드 외에도 'SV 한·중 바이오·헬스케어 펀드', 'SV 한·중 문화-ICT융합펀드' 등 중국과 관련된 다수의 벤처조합을 운용하고 있다.

SV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다른 펀드들은 캐피탈콜을 해둔 자금에 여유가 있어 아직까진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중국의 대외 송금 통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걱정하고는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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