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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회사채 시장 '숨고르기' [사드 후폭풍]연초 1.3조 발행 '역대급'…칠성음료·푸드·케미칼 등 '관망 모드'

김시목 기자공개 2017-03-17 15:13:44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6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 공모채 시장에서 왕성한 조달 행보를 이어온 롯데 계열사들이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발행을 준비했던 계열사의 중국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미하지만 주력 계열사들이 직접적으로 노출된 만큼 당장은 상황을 지켜보겠단 계획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롯데푸드 등 롯데 계열사들은 2분기 차입금 상환에 대비, 공모채 발행 등으로 선제 대응하는 방안을 고려해왔다. 그룹 주력 계열사에 사드 불똥이 튀기 전까지만 해도 조달에 적극적이었지만 최근 관망세로 물러선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그룹은 올해 1분기에만 회사채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갔다. 올해 1분기 총 1조 3000억 원 가량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롯데쇼핑(4000억 원), 호텔롯데(3000억 원), 롯데제과(2800억 원), 롯데글로벌로지스(300억 원), 롯데렌탈(2900억 원) 등이 순차적으로 자금을 마련해갔다.

롯데그룹

이는 2011년 이후 최대 규모의 조달이었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1분기 통상 4000억~6000억 원 안팎의 자금을 매년 조달해갔다. 특히 지난해 1분기만 하더라도 회사채 발행 규모는 계열사를 모두 합쳐도 1800억 원 가량에 그쳤다. 그만큼 올해 회사채 시장에서의 조달 행렬은 이례적이었던 셈이다.

앞서 사드 이슈가 현실화하기 전까지만 해도 회사채 조달 러시는 2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점쳐졌다. 롯데푸드의 경우 5월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고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등은 오는 7월 대규모 CP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었던 만큼 앞선 계열사처럼 회사채로 갈아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롯데칠성음료나 롯데푸드 등은 당장 중국사업 비중이 높지 않고 롯데케미칼은 중국의 한국산 중간재 수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리스크에 직접 노출돼있진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쇼핑, 호텔 등 그룹 간판 계열사들이 영향권에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 관계자는 "롯데그룹 자체가 한국 기업 가운데 사드 역풍을 전면으로 맞고 있는 분위기라 계열사들 역시 노심초사하는 기색이 역력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회사채 조달을 예정했던 기업들 역시 발행을 서두르기보다 급하지 않은 만큼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결국 시점의 문제일 뿐 2분기 조달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세를 이루고 있다. 롯데케미칼이나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탄탄한 자체 영업실적을 기반으로 AA급의 우량 신용도를 보유한 만큼 펀더멘털 측면에서 투자자 모집을 비관할 이유도 없는 상황이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연내 회사채 물량은 3650억 원 가량으로 많지 않은 수준이다. 호텔롯데가 세 차례에 걸쳐 총 2500억 원 가량의 만기가 예정돼 있다. 롯데물산과 롯데알미늄은 각각 800억 원, 100억 원이고 롯데글로벌로지스가 250억 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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