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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공기업 한국물 역사 새로 썼다 [Deal Story]3개 트랜치, 공기업 사상 최초…15억 달러 발행 규모 역대 최대 기록

이길용 기자공개 2017-03-23 08:05:33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1일 1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석유공사(KNOC)가 한국물(Korean Paper·KP) 시장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공기업 중에서는 최초로 3개 트랜치로 글로벌본드(RegS/144a)를 찍었고 발행 규모 15억 달러는 공기업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3월 미국 금리 인상과 국내 정치적 혼란도 한국물의 인기를 꺾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석유공사는 지난 20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투자자 모집을 선언(announce)했다. 석유공사는 3년물 변동금리(FRN), 5년물과 10년물은 고정금리(FXD)로 트랜치를 구성했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3개 이상의 트랜치를 제시한 적은 있었지만 공기업 중에서는 최초다.

이니셜 가이던스(최초 제시 금리)는 3년물의 경우 3개월 리보(Libor)에 80bp(area)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5년물과 10년물은 미국 국채 5년물(5T)와 10년물(10T)에 모두 115(area)를 더한 수준으로 결정했다.

투자 수요는 최대 4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3년물에는 73개 기관이 11억 달러의 주문을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과 아시아, 유럽의 비중은 각각 46%와 26%, 28%를 기록했다.

인기가 가장 많았던 5년물에는 112개 기관이 14억 달러의 투자 수요가 몰렸다. 미국 32%, 아시아 39%, 유럽 29%로 주문이 고르게 분산됐다.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주요 투자자인 10년물은 60개 기관이 10억 달러의 오더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 비중이 74%에 달해 여전히 국내 보험사들의 비중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유럽 비중은 각각 17%와 9%에 불과하다.

석유공사는 각 트랜치의 발행 규모를 5억 달러로 확정했다. 최종 가산금리(스프레드)는 3년물은 Libor + 60bp로 결정됐고 5년물과 10년물은 100bp와 92.5bp로 확정했다. 총 발행 규모 15억 달러는 공기업 한국물 중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하면서 외화 조달 환경은 이전보다 악화됐다. 게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국내 정치적 상황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우려감도 존재했다. 한국석유공사가 금리 인상 이후 첫 한국물 딜을 훌륭하게 마무리하면서 한국물 발행을 대기하고 있는 이슈어들에게 안도감을 줬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광물자원공사 등 많은 발행사들이 석유공사의 뒤를 이을 예정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부터 한국물 시장에서 공기업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1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성공적으로 발행해 조달 규모가 3억~5억 달러에 그쳤던 다른 공기업들을 압도했다. 이번에도 대규모 조달을 성사시키면서 2010년 이전에 한국전력공사가 했던 한국물 공기업 벤치마크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외화채권을 차환할 방침이다. 지난 8일에는 3억 스위스프랑(CHF) 규모의 채권이 만기를 맞았다. 오는 4월에는 2012년 발행했던 1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가 만기 도래한다. 이후에는 올해 만기 도래 물량이 없어 당분간 대규모 공모 조달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딜은 BOA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HSBC, JP모간, 도이치증권, 크레디아그리콜(CA)이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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