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라인업 '은행 1300개 vs 증권 2100개' [판매사 펀드 라인업 분석] ① 증권사보다 은행 선호...기존 거래관계가 우선
장소희 기자공개 2017-03-30 09:25:53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4일 09: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협회 등록 기준으로 국내 공모펀드가 3600개를 넘어섰다. 펀드 주요 판매사인 은행과 증권사들은 이 중 각자의 기준에 따라 적게는 십여 개에서 많게는 3000개에 육박하는 펀드를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펀드 판매를 활발히 하는 상위 판매사들을 기준으로 보면 증권사가 은행에 비해 훨씬 다양한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펀드 판매액이 높은 상위 은행들은 평균 1300개 수준의 펀드 라인업을 갖추고 영업을 하고 있지만 증권사는 평균 2100개 가량의 펀드를 판매하는 곳들이 다수다.
펀드 가입자들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판매사보단 기존 거래 관계가 높은 판매사를 선호하는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실제 펀드 전체 판매액으로 보면 은행이 증권사보다 다소 앞선다. 과거처럼 펀드에 가입하려면 증권사에 찾아가야 한다는 인식이 희석되고 주거래은행을 중점 삼아 펀드에 가입하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추세 속에 고객 접점이 높은 은행은 잘 팔리는 펀드와 클래스 위주로 라인업을 갖추고 실질적인 가입자 유치에 사활을 거는 전략을 펴고 있다. 증권사들은 다양한 펀드 라인업으로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 펀드 판매 본류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공모펀드 3600개 시대…'평균 1300개 판매' 은행업권, 사별 편차도 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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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공모펀드수는 3627개다. 지난 2008년 4800여 개 수준이었던 공모펀드는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오다 2013년부터는 다시 매해 늘고 있다. 최근 들어 사모펀드 시장규모가 공모펀드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성장하긴 했지만 공모펀드수는 이와 상관없이 순증세를 이어오고 있는 모습이다.
공모펀드를 팔고 있는 판매사들은 3600여 개의 펀드 중에 나름의 기준과 엄격한 선정 과정을 거치고 있다. 판매하고 있는 펀드 개수에 대한 업체 간 편차도 심하고 은행과 증권업권 간 차이도 크다.
한국펀드평가가 집계한 판매사별 판매 펀드 현황(2월 1일 기준)에 따르면 펀드 판매 규모가 큰 상위 7개 은행의 평균 보유 펀드수는 1333개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펀드를 갖춰두고 판매하는 곳은 KEB하나은행으로 총 1926개의 펀드를 팔고 있다. 그 뒤를 우리은행(1790개)과 신한은행(1600개)이 잇고 있고 펀드 판매 금액이 가장 큰 국민은행의 경우 1405종의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외국계은행 중 가장 펀드 판매를 활발히 하는 SC제일은행은 790개의 펀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은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1000개 안팎 수준의 펀드만 갖춰놓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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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97개' 미래에셋대우 '압도적 1등'…라인업 따라 상이한 판매전략
반면 증권사 채널은 펀드 판매액 상위권에 들려면 적어도 2000개 이상의 펀드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펀드 판매액 기준으로 국민은행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무려 2997개의 펀드를 갖춰놓고 있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펀드 중 600여 개만 제외하곤 모두 가판대에 올려뒀다는 의미다.
상위업체들 간에도 보유하고 있는 펀드수 차이가 컸다.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두번째로 펀드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NH투자증권의 경우 미래에셋대우보다 펀드 개수가 500개나 적었다. 상위 증권사 중 펀드 개수가 가장 적은 키움증권(1332개)의 경우 미래에셋대우와 무려 1665개 차이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렇게 압도적인 숫자로 증권사들은 보유 펀드수 기준 상위 1위부터 6위를 모두 휩쓸었다. 하지만 톱(Top) 6에 오른 증권사 중 펀드 판매액으로 상위 6위 안에 드는 곳은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밖에 없었다. 미래에셋대우는 판매하고 있는 펀드수도 많지만 펀드 판매 규모도 큰 유일무이한 하우스지만 나머지 증권사들은 펀드 개수만 많고 정작 판매되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곳들이 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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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펀드 가입 고객들은 다양한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증권사보다는 접점이 높은 은행에서 펀드를 구매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은행에서 판매된 증권형(단기금융상품, 파생형, 부동산 등 특별자산 제외) 공모펀드 설정규모는 42죠4000억 원으로 증권업권(41조9500억 원)을 넘어섰다.
판매사 관계자는 "십수년 전만 해도 펀드 판매의 주된 창구는 증권사였다"며 "은행에서 펀드와 기타 금융상품들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지점이 적게는 수백개, 많게는 1000개를 넘나드는 은행의 채널 파워는 100개 남짓한 지점을 가지고 있는 증권사에 비할 수준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에 맞게 각 업권은 서로 다른 전략으로 펀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고 풀이된다. 은행의 경우 판매 창구인 지점이 많은 까닭에 펀드 개수나 라인업을 지나치게 많고 다양하게 가져가기보다는 주력 펀드와 클래스를 중심으로 영업하는 방침을 따르는 식이다. 아울러 증권사 직원에 비해 펀드에 대한 전문 지식이 떨어진다는 점도 다양한 라인업 구축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은행 대비 고객 접점이 떨어지는 증권사는 다양한 상품을 펀드 전문가들이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을 무기로 삼고 있다. 고객들도 라인업이 풍부하게 갖춰진 증권사 위주로 펀드 가입을 하고 있어 이 같은 전략이 큰 틀에선 맞아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다양한 펀드 라인업을 갖추고도 상대적으로 영업력이 떨어지는 곳, 예를 들어 브로커리지 중심 증권사 등도 있어 업계 간 영업 상황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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