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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해외에서 기회 엿본다 [S&T 하우스 분석] ①신한금투 출신 신재명 부사장 역할 주목...190명 공룡 하우스 탈바꿈

이충희 기자공개 2017-04-05 10:56:25

[편집자주]

증권사 S&T는 세일즈(sales)와 트레이딩(trading)을 결합한 부서이다. 증권사들이 자산관리 사업으로 체질을 변화시켜 나가면서 상품발굴의 핵심부서로 S&T가 부상하고 있다. 각 증권사별 S&T 조직의 경쟁력, 그리고 시장 진단·전망을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8일 16: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권사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 중에서 올해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곳으로 단연 KB증권이 꼽힌다. 신재명 부사장이 KB증권 S&T부문장으로 합류하면서 그가 KB증권에 어떤 색깔을 입힐지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신 부사장은 직전까지 몸담았던 신한금융투자 FICC총괄본부장 시절 막강한 트레이딩 실력으로 업계에 이름을 날렸던 인물이다.

신 부사장이 몰고 온 변화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 KB증권 S&T부문은 주요 증권사 중 덩치가 가장 큰 조직으로 거듭나고 있다. 연초 통합 법인이 출범했을 때만 하더라도 부문 내 전체 인력은 160여명이었지만, 석달이 채 안된 기간 동안 20명 가량이 합류했다.

통합 이후 업무 영역이 겹치는 인력들은 상당수 내쳐질 것이라는 예상도 일부에서 있었다. 그러나 KB증권은 이런 예상을 깨고 오히려 몸집을 더 불리고 있다. 여기에 다음달까지 10여명을 더 충원해 S&T부문 전체 인력을 190여명으로 늘린다는 게 신 부사장의 계획이다.

신 부사장이 이처럼 인력을 빨아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회사는 트레이딩에 쓸 수 있는 자본이 한정되어 있다. 좋은 인력이 조직 내에 많아질 수록, 자본을 활용할 때 효율성이 높아진다. 실력이 좋은 사람들끼리 모여 있으면 본인 능력의 120%까지 구현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조직 내 가장 큰 변화는 FICC구조화본부가 신설된 데서 찾을 수 있다. FICC구조화본부장에는 외국계 운용사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트레이딩 전문가 최문석 전무를 앉혔다. 이를 통해 기존 트레이딩본부와 파생상품영업본부, 채권본부, 고유자산운용본부에 FICC구조화본부까지 더해지면서 5본부 체제로 꾸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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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S&T부문 조직도.

FICC구조화본부를 만든 것은 해외 자산 쪽에서 수익 창출 기회가 훨씬 넓어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FICC구조화본부를 해외자산 특화 DLS 비즈니스를 하는 곳으로 키우고 있다. 기초자산을 해외자산으로만 하는 DLS 상품을 제조 공급하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른 증권사들이 국내와 해외자산을 통합해 운용하는 조직을 갖추고 있는 것과 차별화했다.

최 전무를 영입한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최 전무를 통해 그와 한솥밥을 먹었던 싱가포르인 트레이더를 최근 영입하기도 했다. 다음달 중으로는 해외자산만 전담 연구하는 '해외 전략가'를 채용해 조직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 밖에 다른 본부에서도 변화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채권본부에는 RP운용부를 신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존 채권운용부에서 RP운용까지 해왔지만 역할을 세분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봤다.

공석인 고유자산운용본부장은 내달 인선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신 부사장이 겸임하고 있다. 주식운용 쪽으로 특화된 인물 영입 가능성이 높다는 게 KB증권 측의 설명이다. 채권, 이자율, 환율 관련 트레이딩 업무를 담당할 전문가는 다른 본부에 이미 확보해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트레이딩본부와 파생상품영업본부는 산하에 각각 2개, 3개 부서를 두고 있다. 두 본부는 파생상품 운용과 영업을 유기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1~2년 동안 ELS 헤지로 손실 규모를 키웠던 사례를 반면교사 삼고 있다. 기초자산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한다는 전략이 기본 방향이다.

S&T부문의 전체 운용 북(Book)은 15조~20조 원으로, 이 가운데 RP 북만 6조~7조 원 규모에 달한다. 이 밖에 ELS, DLS가 8조~10조 원, 프롭트레이딩 2조~3조 원이다.

KB증권은 연초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ROE를 8.5%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이 수치를 맞추려면 연간 3300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중 S&T부문이 3분의 1 가량인 1000억 원 이상 수익을 책임져야 한다.

신재명 부사장은 "모든 대형 증권사가 마찬가지겠지만 S&T부문에서 큰 수익을 내주지 않으면 한해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면서 "1분기 순이익은 목표치 대비 120~130% 초과 달성해 다행히 스타트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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