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8년 인연' 안진과 계약파기 '고민되네' 기아차·건설·위아 감사인 변경해야, 자회사 회계처리 이슈 부각
박상희 기자공개 2017-03-31 08:23:56
이 기사는 2017년 03월 30일 06: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외부감사인 지정제도가 도입된 이후 18년간 인연을 맺어온 안진회계법인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올해 안진과 계약 2년차(2016년 갱신)인 현대차는 감사인을 유지할 수 있지만, 계열사인 기아자동차·현대건설·현대위아 등이 금융위원회의 방침으로 새로운 회계법인을 선임해야 하는 상황이다.현대차가 의미 있는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대부분 계열사는 연결 재무제표 작성 효율성 차원에서 외부감사를 모두 안진에 맡겨왔다. 때문에 주요 계열사가 외부감사인을 교체할 경우 현대차 역시 갈아탈 가능성이 적지 않다.
30일 금융감독원과 현대차에 따르면 그룹 상장 계열사 8곳 가운데 현대차가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는 6곳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자동차, 현대건설, 현대위아 등 4곳이 안진으로부터 감사를 받았다.
현대차가 최대주주 위치를 점하고 있거나 지배구조 차원에서 의미 있는 지분을 들고 있는 계열사 대부분이 안진과 감사 계약을 맺은 셈이다. 현대차는 기아차의 최대주주로 33.9%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위아와 현대건설 지분 25.35%와 20.93%를 소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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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외부감사인이 안진으로 통일된 것은 감사의 효율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실적 등의 공시가 연결재무제표를 중심으로 이뤄짐에 따라 현대차가 지분을 보유하거나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계열사의 실적을 함께 반영하다보니 동일 회계법인이 계열사 감사를 맡는 게 효율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통 3년 단위로 계약하는 감사 기간이 종료되면 입찰 경쟁을 거쳐 외부감사인을 선정했다"며 "그럼에도 안진이 매번 외부감사를 맡게 된 이유는 다른 곳에 비해 현대차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출자 계열사 가운데 상당수는 금융위의 안진 징계 처벌로 외부감사인을 재선정해야 한다. 기아차는 안진과의 계약 기간이 지난해까지였고, 올해부터 다시 3년 계약을 맺은 상태지만 징계 처벌로 새로운 외부감사인 선정에 나서야 한다. 현대위아와 현대건설도 올해가 안진과의 계약 3년차이기 때문에 새로운 감사인을 선정해야 한다.
지난해 안진과 계약을 갱신한 현대차는 올해가 2년차로 감사인을 변경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주력 계열사들이 감사인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계약을 파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관련규정에 따르면 감사인 계약 1~2년차의 경우 계약을 맺은 감사인에게 최소 10일 이상의 의견 진술 기간을 주고, 감사인 선임위원회의 승인을 받을 경우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3년차가 되지 않은 기업에서도 안진과의 계약 파기가 가능한지 유권해석을 물어오는 곳이 있었다"면서 "규정 상 감사인 변경을 희망하는 경우 3월 말까지 감사인선임위원회 승인을 받으면 교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안진과 장기간 인연을 맺어온 만큼 올해까지 계약을 유지하고, 내년에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진 매출에서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회계와 컨설팅, 세금 업무 등을 포함해서 전체 10%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이 계약 3년차인 점을 생각하면 올해 무리해서 관계를 끊을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대차가 안진과 계약을 파기하려면 최소 지난 22일까지 관련 통지를 하고 감사인 의견을 들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금융위 제재가 확정될 때까지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차·현대건설·현대위아 등은 현대차와 조율을 거쳐 동일한 감사인을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 계열사 관계자는 "새로운 외부감사인은 최대주주인 현대차 쪽과 논의를 거쳐 결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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