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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LG 실트론 2대주주 지분 인수 가능할까 추가 매입 필요하지만 특별결의 물량만 원해

윤지혜 기자공개 2017-04-06 08:20:42

이 기사는 2017년 04월 04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LG실트론 2대주주 지분 인수를 타진했지만 거래가 성사되기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이 추가로 매입이 필요한 지분 규모는 16% 정도면 충분하지만, 2대주주들은 49% 전량을 한꺼번에 팔길 원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SK그룹은 LG실트론 지분을 추가 매입하기로 내부에서 의견을 모으고 2대주주 접촉에 나섰다. SK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확보한 지분 규모로는 SK그룹이 LG실트론을 인수한 후 주도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51%를 보유한 SK그룹이 특별결의를 위해 필요한 지분은 16%가량이다.

이에 따라 SK그룹 입장에선 2대주주 중 한 곳인 KTB PE 보유 19% 지분만 가져와도 충분하지만, 이미 우리은행 등 채권단과 KTB PE의 공동매각 합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일부 지분만 인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2대주주들이 맺은 양해각서(MOU)에는 중도에 지분을 따로 매각할 경우 손해배상을 해주는 조항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과 KTB PE 외 채권기관들이 보유한 소수 지분만 인수를 시도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SK그룹이 추가 지분 매입을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특히 SK그룹은 '차이나 리스크'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SK그룹이 LG실트론 경영권 인수를 완료하려면 중국으로부터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2대주주들이 잔여 지분을 묶어 공동으로 매각하게 되면서 오히려 중국투자자들이 LG실트론 지분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 됐다. 2대주주 지분이 중국 경쟁업체에 팔리게 되면 SK그룹이 단순히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가 제한되는 정도가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는데 애로사항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LG실트론 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점은 역설적으로 SK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SK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51%를 인수한 가격은 6200억 원으로, 순차입금 6282억 원 등을 고려한 기업가치(Equity Value)는 약 1조 8682억 원 수준이다. SK그룹 편입 후 SK하이닉스에서 발생하는 물량까지 확대하면 실적 상승과 더불어 기업가치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SK그룹이 LG실트론 인수를 완료하기 전 잔여지분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향후 에쿼티 투자 유치가 필요한 경우 더 비싼 값을 지불해야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2대주주들이 공동 매각을 추진하게 되면서 이제 SK그룹에게는 49% 지분을 전부 인수하거나 아예 인수하지 않는 선택지 밖에 남지 않았다"며 "잔여지분이 외부에 매각되는 것은 원하지 않지만 전량을 인수하기엔 부담이 커 SK그룹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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