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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 'MMT→달러RP 환승' 이색 재테크 강달러 흐름 주목, 외화표시 현금성자산 환율효과 50억

박상희 기자공개 2017-04-07 08:02:41

이 기사는 2017년 04월 06일 0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케미칼의 이색 재테크가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여윳돈을 굴리기 위해 찾는 단기금융상품(MMF, MMDA, MMT 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강달러 흐름에 맞춰 달러RP(환매조건부채권) 투자에 나섰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외화표시 현금 및 현금성자산에서만 50억 원이 넘는 환율 변동 효과를 누렸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계열 증권사인 한화투자증권을 통해 각각 1000만 달러(약 112억 원) 규모의 달러 RP를 매수했다. 달러 RP는 증권사가 보유한 달러화 채권을 투자자에게 나눠 팔고, 약속된 기간이 지나면 투자자로부터 다시 매입하여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다. 대표적인 단기금융상품인 RP를 달러로 투자할 수 있다.

한화케미칼은 2015년까지만 해도 여유자금을 MMDA(수시입출금식 예금)이나 MMT(특정금전신탁) 등의 수익증권에 투자해왔다. 구체적으로 단위농협MMDA 맞춤형 신탁 및 안정형 MMT 법인형 상품 등에 각각 100억 원을 투자했다.

고금리 시절 기업들은 관행적으로 원금 손실 염려가 없는데다 일정 수준의 이자 취득이 가능한 은행 예적금 상품에 자금을 묻어뒀다.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은행보다 조금 더 높은 이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MMF, MMT 등에 자금을 맡기는 게 트렌드가 됐다.

한화케미칼이 지난해 MMDA·MMT 등을 대신해 달러RP 투자에 나선 것은 보유 외화 자금이 많은데다 강달러 현상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수출 실적(1조 8646억 원)이 내수 실적(1조 6181억 원)을 앞서는 등 외화 결제가 잦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외화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MMF 및 MMT가 구성자산에 따라 현금성 자산으로 분류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과 달리 달러RP는 100% 현금성 자산으로 분류되는 것도 장점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회계법인 등 유권해석을 받아본 결과 MMF나 MMT 등은 현금성자산으로 분류되지 않을 때도 있는데, 달러RP는 현금성자산으로 잡히기 때문에 달러RP 투자가 더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현금흐름표 등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외화표시 현금 및 현금성자산에서 환율변동효과로 51억 7000만 원의 차익을 올렸다. 2015년 8500만 원 정도의 손실을 봤고, 2014년 1754만 원의 차익을 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환테크 효과를 본 셈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환율변동효과는 지난 1년 간 결제 등을 통해 환전 사유가 발생할 때마다 환율 시점에 따른 플러스·마이너스 효과를 다 정산한 개념"이라면서 "지난해 경우 강달러 흐름을 타고 환율이 상승하면서 환차익 측면에서 이득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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