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4월 10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준기 대표, 노연상 최고운영책임자, 구용서 영업본부장, 유재욱 경영관리본부장, 황종식 구매조달본부장, 손승길 신재생시스템 연구소장, 이종호 관리부문장, 정태식 설비기술부문장. 경동나비엔의 핵심 경영진이다.이들은 모두 대기업에서 재직했던 외부 인사다. 홍준기 대표는 삼성전자를 거쳐 코웨이를 7년간 이끌다가 지난달 경동나비엔에 합류했다. 2013년 사내이사에 오른 노연상 최고운영책임자는 2000년대 중반 S-Oil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이다. 유재욱 경영관리본부장, 황종식 구매조달본부장, 이종호 관리본부장은 동부그룹 출신이다. 구용서 영업본부장, 손승길 신재생시스템 연구소장, 정태식 설비기술부문장은 대우일렉트로닉스에서 근무했다.
경동나비엔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임원은 김두식 생산본부장, 김헌옥 연구기획팀장 정도다. 25명의 임원 중 '경동나비엔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은 손에 꼽을 수 있는 만큼 적다.
이 같은 대기업 출신 외부 인사의 득세는 경동나비엔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 '국가대표 보일러'를 표방하며 국내 보일러·온수기 시장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구축한 경동나비엔은 프리미엄 온수 매트, 시스템 환기, 태양열 시스템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오너 2세인 손연호 경동나비엔 회장은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보일러 중심의 사업 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봤다. 아울러 신성장동력 사업의 발굴과 안착을 위해서는 대기업 수준의 체계적인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외부 경영진 영입이 활발하게 이뤄진 건 경동나비엔이 사업 다각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점과 일치한다. 기존 인력만으로는 한계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차이를 '체계적인 경영 시스템의 존재 여부'에서 찾는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중견기업으로 옮겼을 때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이 시스템의 부재와 이로 인한 비효율이다. '관리의 삼성'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경동나비엔이 경영 시스템을 전혀 갖추지 않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앞서 나가고 있는 기업의 관리 체계를 벤치마킹 해야 하고, 이를 위해 대기업의 생리를 경험한 중역을 적극 영입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 건 사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코웨이에서 코디(방문 판매원) 시스템을 안착시킨 홍준기 대표를 데려온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동나비엔은 앞으로도 대기업 출신 외부 인사 영입을 지속할 방침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신규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인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능력을 갖춘 인재라면 임원 뿐만 아니라 직원도 영입 대상"이라고 밝혔다.
2013년 30% 수준이던 경동나비엔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16년 48%까지 상승했다. 이는 영국, 러시아 등의 해외 거점 설립을 주도한 노연상 최고운영책임자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가시적인 성과만 놓고 봤을 때 경동나비엔의 '대기업 DNA 심기'는 어느 정도 성공 궤도에 오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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