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이슈어, 대우조선 사태로 '불안불안' [Market Watch]연기금 등 큰손들 자취감춰, AA급 이상도 금리여건 '악화'
김시목 기자공개 2017-04-13 06:30:00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1일 16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발행을 검토 중인 기업들이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당장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등 큰 손들이 발행 시장에서 종적을 감췄고 농협 등의 상호금융과 자산운용사 등의 기관투자자들은 투자집행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회사채 투자자 풀(pool) 축소에도 불구 꾸준하게 시장을 찾은 우량 AA급들은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수요예측을 마친 곳들은 공모액 이상의 최소 수요는 대부분 확보했다. 다만 연초 발행 기업들과 금리, 청약규모 등을 비교하면 극도로 조달 여건이 후퇴했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A급, 공백이 길거나 새로 조달을 추진하는 AA급 기업들이다. 조달 여건은 물론 자금유치 자체를 예단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는 발행 일정은 차치하고 조달 자체를 재검토하고 있다. 현재 회사채 일정을 확정한 A급 기업은 풍산(A0) 한 곳에 그친다.
◇ 우량 AA급, 스프레드 확대…조달여건 후퇴
금융당국은 지난달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를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자율적 채무조정을 전제로 신규자금 2조 9000억 원을 한도방식으로 지원하는 '구조조정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동시에 국민연금 등이 포함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채권자들에게도 손실 분담을 요구했다.
대우조선해양 채권의 손실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회사채 시장 내 풍부한 수요는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등 회사채 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는 연기금들이 대거 빠지는가 하면 상호금융과 자산운용사들 역시 투자집행보다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 풀(pool)은 얇아졌다.
실제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기업들의 조달 여건은 급격히 악화했다. 연초 발행을 마친 기업들이 대부분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증액발행이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다. SK E&S(AA+) 등의 경우 개별 민평금리에 10bp까지 가산한 수준에서 조달금리가 정해졌다.
최근 급격한 시장 위축을 감안하면 오히려 조달이 성사된 기업들이 다행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부분이 매년 시장을 꾸준히 찾는 우량사들로 투자자 입장에선 특별히 검토작업에 들어갈 필요성이 덜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루틴(routine)한 집행에 가까워 부담이 크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시장 관계자는 "1분기를 끝으로 회사채 시장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분위기였는데 대우조선해양 쇼크로 스프레드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며 "투자자쪽에서 전반적으로 보수적 시각이 강화하면서 새로운 기업이나 오랜만에 시장을 찾는 곳들에 대한 집행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공백' 기업 조달 부담…당분간 저기류 지속
회사채 발행 공백이 길거나 아예 처음 조달을 타진했던 기업들의 경우엔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3년 만에 시장을 찾았던 롯데푸드의 경우 우량한 신용등급(AA+)에도 불구 5년물에서 겨우 미매각을 면했다.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조달을 준비 중인 이들 기업들은 자금유치나 조달금리 등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재무구조가 탄탄하지만 조달 공백이 3년에 가까운 한화토탈과 A급 신용도에 머무는 풍산 등은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 그나마 꾸준히 시장을 찾아온 롯데칠성음료, LG전자 등은 나은 편이다.
업계는 시장 내 냉랭한 기류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오는 17~18일 예정된 대우조선 사채권자집회(17~18일)에 연기금은 물론 상당수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해 분위기 등을 파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채무재조정안 결과가 나오더라도 분위기를 크게 바꾸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관계자는 "연기금의 불참과 자산운용사 등으로 신규 조달 기업들의 여건은 더욱 악화하고 있어 신규 조달기업들이 몸을 움츠리고 있다"며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현 분위기에 기름을 붓긴 했지만 사채권자집회가 잘 마무리되더라도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11일 현재 조건으론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최종 결의가 이뤄지는 투자심의위원회 개최를 유보하고 밝힌 내용이다.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채무조정에 대한 사전 협의는 물론 사전 실사도 하지 못한 상태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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