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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극복한 광물자원공사, 가까스로 딜 마무리 북한 리스크로 투심 악화, 영국 조기총선도 악재…주문량 5억달러 겨우 돌파

이길용 기자공개 2017-04-21 15:40:23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9일 1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Korean Paper·KP) 시장에서 악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광물자원공사가 가까스로 딜을 마무리지었다.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한국물에 대한 투심이 식은 가운데 영국의 조기총선 등 국제 금융 시장의 악재까지 겹치면서 광물자원공사는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극악의 조달 환경에서도 광물자원공사는 5억 달러 이상의 주문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지난 18일 광물자원공사는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투자자 모집을 선언(announce)하고 글로벌본드(RegS/144a) 프라이싱에 돌입했다. 만기는 5년물 고정금리(FXD) 단일 트랜치로 제시했으며 이니셜 가이던스(최초 제시 금리)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5T)에 14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광물자원공사의 북빌딩(수요예측)은 어렵게 진행됐다. 먼저 북한과 관련된 리스크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 12일 글로벌본드 프라이싱을 실시했던 한국도로공사 딜부터 북한 리스크에 영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이 북한을 직접 타격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한반도 정세를 우려해 한국물 투자를 자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북한과 관련된 리스크가 한국물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미미했다"며 "최근 정세가 급박하게 흘러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채권 투자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주문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를 거쳐 중동과 유럽에서 주문을 받기 시작했지만 오후에 새로운 악재가 발생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조기총선은 없을 것이라는 말을 뒤집은 것이다. 메이 총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내각회의를 마친 직후 총리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몇 년 동안 영국의 정치적 안정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은 조기 총선을 시행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이 공식화되면서 마음을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정치권 내부 이견과 대립 대문에 브렉시트 협상에서 영국 정부의 협상력이 위축된다는 판단에 따라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빌딩 과정에서 돌발 악재가 발생하면서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18일 저녁 최대 5억 8000만 달러의 주문을 모으는 데 그쳤다. 글로벌본드의 벤치마크 사이즈가 5억 달러 수준임을 고려하면 충분한 주문 물량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광물자원공사는 충분한 수요가 쌓이지 않아 수정 가이던스를 5T+130bp로 10bp 낮추는 데 그쳤다. 수정 가이던스가 나간 이후 약 6000만 달러의 주문이 이탈해 최종 주문 물량은 5억 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최종 발행 규모는 4억 2500만 달러로 확정됐다.

광물자원공사는 당초 다음 주(4월 24~28일) 기획재정부로부터 발행 윈도우(Window)를 받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숨에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조달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의 조기총선 외에도 유럽연합 탈퇴를 외치는 극우·극좌 후보가 득세하고 있는 프랑스 대선 등 국제 금융 시장을 뒤흔드는 악재는 산재해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이런 흐름 속에서도 조달에 성공해 한국물의 우량 신용도를 입증했다.

조달 환경이 악화된 한국물은 당분간 딜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월 말까지 발행 윈도우를 받아놓은 곳이 없고 투심이 악화된 가운데 무리하게 딜을 추진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외화 티어1 코코본드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5월 중으로 발행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HSBC, JP모간, UBS가 주관했다. 법무법인 세종과 클리어리 고틀립(Cleary Gottlieb)이 각각 발행사와 주관사를 법률 자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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