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실적+재무’ 개선에도 불안한 이유 1년 내 갚아야 할 미지급금 180억, 외상판매 증가도 부담
이호정 기자공개 2017-04-24 08:19:22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1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외상판매와 재고자산뿐 아니라 갚아야 할 미지급금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어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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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848억 5000만 원의 매출과 24억 6000만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714%,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됐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마이너스(-) 2448억 9500만 원에서 27억 4500만 원으로 흑자전환 됐다.
실적 개선은 2015년 8월 중개수수료 전면 폐지 정책을 펼쳐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 게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배달의 민족 주문수는 지난해 월 평균 1100만 건으로 중개수수료 폐지 전 500만 건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 등 마케팅 비용을 2015년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줄인 것도 실적 개선에 한몫 거들었다. 우아한형제가 지난해 지출한 광고선전비는 75억 4100만 원으로 전년보다 53.1% 줄었고, 판매촉진비는 76억 1400만 원으로 49.8% 감소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중개수수료를 전면 폐지한 직후 매출이 3분의 1가량 감소했지만 소비자들에게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회사로 인식되면서 6개월여 만에 이용자가 두 배 이상 늘었다"며 "이 덕분에 광고효율성이 높아졌고 광고 상품 판매가 늘어 실적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2015년까지는 매스미디어 광고를 지향했다면 지난해에는 퍼포먼스 마케팅에 주력해 광고비를 줄인 것도 한 몫했다"고 말했다.
재무건전성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우아한형제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9.3%로 전년보다 45.5%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12월말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자본총계가 755억 7200만 원으로 전년보다 333.2% 늘면서 부채총계 증가분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부채총계는 같은 기간 147억 8800만 원에서 297억 3100만 원으로 101% 증가했다.
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이 올해도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 지는 의문스럽다. 재고자산과 외상판매(매출채권)가 늘고 있는 가운데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도 급증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채권 규모는 12억 3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201% 증가했고, 재고자산도 1억 6000만 원으로 140.1% 늘어났다. 미지급금은 180억 원으로 전년보다 110% 늘어나는 등 1년 내 상환해야 할 유동부채가 26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카카오가 자사 어플인 ‘카카오톡'을 통해 ‘카카오톡 주문서비스'를 선보이며 배달음식 O2O 사업에 뛰어들었다. 카카오톡이 대한민국 국민 10명 중 9명이 사용하는 어플이고, 카카오가 해당 서비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외식프렌차이즈 쿠폰을 나눠주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업체 간 마케팅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매출채권 등의 증가는 프랜차이즈 광고매출과 품목 및 거래처 확대 등에 따른 것이고, 미지급금 등 유동부채는 바로결제(앱 내에서 결제까지 마무리되는 시스템으로 일정 기간 후 업주에게 지급)와 쿠폰 및 포인트 지급분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현금을 508억 원여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IT기반의 혁신기업은 어떻게 인지도를 키워 회사를 성장시킬 지가 중요한 만큼 재무건전성도 신경은 쓰겠지만 그보다 고객과 업주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데 좀 더 집중할 것"이라며 "카카오 등 경쟁자가 생겨나고 있지만 다른 기업이 아닌 미래와 경쟁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앞으로도 과감한 혁신과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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