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김범석 대표 '임직원 달래기' 나섰다 지난 2년간 누적손실 1조1000억원...임직원 '유동성' 위기감 확산
류 석 기자공개 2017-04-24 08:20:33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1일 15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5000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쿠팡의 직원들 사이에서 회사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직원들의 동요를 추스르기 위해 김범석 쿠팡 대표(사진)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쿠팡은 2015년부터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현금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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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2016년 실적이 발표된 지난 14일 김범석 대표는 사내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앞서 유치한 투자금 대부분이 남아 있어 현금 보유액은 건실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해당 이메일을 받아본 몇몇 쿠팡 직원들은 김 대표의 평소 아랫사람들을 대하는 안일한 태도가 고스란히 나타난 것 같다고 전하고 있다. 한 쿠팡 직원은 "재무제표만 봐도 투자금이 얼마나 소진된 것인지 다 알 수 있는 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개된 내용을 바탕으로 집계한 쿠팡의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1조 5900억 원 수준이다. 최근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10억 달러(1조 1400억 원)와 2014년 세콰이어캐피탈의 1억 달러(1100억 원), 블랙록의 3억 달러(3400억 원)을 합한 금액이다.
지난 2년 간 쿠팡이 기록한 누적 손실 규모는 1조1100억 원이다. 손실액을 고려했을 때 남아 있는 투자금은 49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전체 누적 투자금의 약 3분의 2 가량이 소진된 것이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적자가 지속된다면, 남아있는 투자금을 모두 사용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김 대표의 투자금 보유 상황에 대한 설명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
로켓배송 역시 최근 부산 물류센터 폐쇄와 쿠팡맨 인력 이탈 등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처우에 불만을 품은 쿠팡맨들이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이번 이메일에서 '고객 감동'과 '경험 혁신' 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등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자는 요구도 내놨다.
김 대표는 "성장을 가로막는 요소들을 모두 제거하고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함께 역사를 만들어 나가자"라고 말했다. 이어 "2016년 말 시애틀 오피스가 신사옥으로 이전했고, 이번 주 서울 오피스가, 다음 주에는 팔로알토 오피스도 새 사옥으로 옮긴다"며 "새로운 오피스는 고객 감동을 위한 혁신과 쿠팡의 성장을 뒷받침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하 김범석 대표의 이메일 전문.
쿠팡 동료 여러분,
오늘 연간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2016년 매출은 1조 9200억 원 대, 영업손실은 5600억 원 대입니다. 매출 대비 손실 비율은 40% 개선되었고, 이미 2016년 4분기부터 수익성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공헌이익이 흑자로 전환되었습니다. 지금부터 발생하는 매출은 인프라 투자 비용 회수로 이어집니다. 매출은 2년 만에 5.5배에 달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앞서 유치한 투자금 대부분이 남아 있어 현금 보유액은 건실한 수준입니다.
우리 쿠팡은 계속 성장에 집중하며 고객 경험을 혁신할 것입니다. 쿠팡의 물류 인프라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7백만ft²를 넘어섰으며, 로켓배송은 전국으로 확대됐습니다. 이 가운데 쿠팡맨이 배송하는 지역은 85%가 넘습니다. Dive deep하면서 waste와 성장을 가로막는 요소들을 모두 제거하고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수한 개발자들과 비즈니스 전문가들을 계속 영입하고 있으며, 이들을 세계 곳곳의 새 오피스에서 맞이하는 중입니다. 2016년 말 시애틀 오피스가 신사옥으로 이전했고, 이번 주 서울 오피스가 이사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팔로알토 오피스도 새 사옥으로 옮깁니다. 새로운 오피스는 고객감동을 위한 혁신과 쿠팡의 성장을 뒷받침해줄 것입니다.
앞으로 고객을 바라보며 쿠팡의 성장을 이끌고, waste를 제거하며 함께 역사를 만들어 나갑시다.
Best,
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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