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4월 26일 14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주말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9층부터 12층까지 펼쳐진 면세점은 지난해보다 썰렁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독보적으로 눈에 띄는 한 군데가 있었다. 바로 선글라스 브랜드인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다.젠틀몬스터는 구찌(Gucci), 샤넬(Chanel) 등 고가 명품 브랜드와 견줄 정도로 디자인이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도 20만~30만 원대의 합리적 가격대를 갖춰 젊은 소비자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제품 경쟁력을 갖추고 브랜드 마케팅 또한 철저하다보니 우리나라 기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국내 브랜드샵 화장품 매장은 한산했다. 중국 관광객이 떠나면서 이들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한 현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젠틀몬스터와 화장품 브랜드샵의 차이는 무엇일까? 젠틀몬스터는 국내 기업들이 감히 넘보지 못한 선글라스 사업에 과감하게 진출했다. 반면 국내 화장품 브랜드샵은 소위 '난장판'이었다. 화장품이 뜨자 너도 나도 화장품에 뛰어들었다. 브랜드에 대한 고민이 없다보니 화장품 브랜드샵은 고만고만하다.
한류에 기댄 화장품과 달리 젠틀몬스터는 브랜드 마케팅과 디자인에 사활을 걸었다. 전지현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착용하면서 유명해진 젠틀몬스터 역시 한류 바람을 타 엄청난 매출 성장을 한 것은 맞다. 다만 젠틀몬스터가 돈을 줘서 전지현이 착용한 것이 아니었다는 차이점이 있다. 촬영 당시 주어진 200여 개의 선글라스 중 마음에 드는 것 하나를 골라 썼는데 그것이 마침 젠틀몬스터였다. 우리나라 최고의 여배우가 스스로 고를 정도로 디자인과 제품이 훌륭했던 것이다.
브랜드 정체성 확립과 마케팅 전략 자체도 전례를 찾기 힘들다. 젠틀몬스터는 TV나 미디어 매체에 광고비를 일체 쓰지 않고 매장 건물을 두 달마다 리모델링해 자신들의 세련됨을 입증한다. 가격 할인 없는 '노세일(No Sale)' 정책을 유지해 자신들의 도도함도 뽐낸다. 유커들이 떠나도 젠틀몬스터 매장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드 사태를 보며 한류에 기댄 사업 모델이 기울었음을 느낀다. 제품과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곳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전 세계를 자신들의 목표로 삼고 그에 걸맞는 혁신을 보여준 젠틀몬스터를 보며 화장품 업계가 '벤치마킹 사례'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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