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개선' 현대重, RG 축소 신용공여 뚝 4년만에 LG 밑으로, 수주절벽 등 영향
강철 기자공개 2017-05-15 08:16:44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2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의 2016년 말 기준 신용공여 규모가 LG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의 신용공여액 순위가 LG보다 밑에 위치한 건 2012년 이후 4년만이다. 지난해 수주 절벽, 자구안 이행 등으로 선수금환급보증(RG) 규모가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주채무계열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2016년 말 기준으로 신용공여액이 1조 4514억 원 이상인 36개 기업집단이 주채무계열에 포함됐다. 2015년 말 주채무계열의 신용공여액 기준은 1조 3581억 원, 대상 집단은 39개이다.
2010년부터 5대 주채무계열을 형성하고 있는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현대중공업의 신용공여액은 117조 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대비 6조 7000억 원 감소한 수치다. 5대 주채무계열이 모두 대출, 지급보증, 회사채 등 각종 빚을 줄인 결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5대 주채무계열의 개별 신용공여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2016년 말 기준 신용공여 규모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현대중공업 순이라고는 밝혔다.
2015년 말 기준 5대 주채무계열의 순위는 1위 삼성(33조 4000억 원), 2위 현대자동차(32조 6000억 원), 3위 SK(22조 5000억 원), 4위 현대중공업(19조 5000억 원), 5위 LG(16조 3000억 원)였다. 삼성, 현대자동차, SK의 순위가 변동이 없는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LG가 자리를 맞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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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의 신용공여 순위가 LG보다 낮았던 건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2012년 말 기준 신용공여 규모는 현대중공업 16조 3000억 원, LG 18조 7000억 원이었다. 이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현대중공업 4위, LG 5위의 순위가 이어졌다.
2013년 3000억 원 수준이던 현대중공업과 LG의 신용공여액 차이는 2015년 3조 2000억 원으로 벌어졌다. 지난해 LG의 신용공여액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현대중공업이 1년 사이에 최소 3조 2000억 원의 빚을 줄였다고 볼 수 있다.
수주 절벽으로 전반적인 RG 발급 규모가 축소된 것이 신용공여액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보통 수출입은행, 시중은행 등으로부터 1년 단위로 수조 원 대의 RG 발급 한도를 받는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제때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할 시 금융기관이 선주에게 선수금을 대신 변제하기로 하는 일종의 보증이다. 따라서 수주가 감소하면 자연스레 RG 발급 규모도 준다.
현대중공업의 2016년 조선 부문(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포함) 신규 수주는 59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2015년 124억 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원화 기준으로 신규 수주가 7조 원 가량 줄어든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수출입은행, 시중은행의 현대중공업 익스포저는 6조 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조선 빅3가 대규모 자구안을 이행한 것도 RG 발급을 축소시킨 요인이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조 단위 구조조정에 돌입하자 자체적으로 RG 발급 한도를 줄였다. 이로 인해 수주를 하고도 RG 발급이 안된 탓에 계약이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밖에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차입금을 대거 줄이는 등 자체적으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기울인 것도 신용공여액 감소에 일부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의 2016년 말 기준 총차입금은 16조 733억 원으로 2015년 말 16조 8521억 원 대비 약 7800억 원 감소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신용공여를 계산할 시 대출, 지급보증, 회사채, CP 등에 각각 다른 가중치를 적용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숫자가 공개되지 않는 한 정확한 요인을 알기는 어렵다"며 "다만 수출입은행의 익스포저가 감소한 건 RG 발급 축소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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