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5월 22일 0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장연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후 삼화페인트는 매년 10% 안팎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과거 건축용 도료에 편중돼 있던 제품군을 공업용으로 다각화하는 데 성공한 덕분이다. 중국, 베트남 등 해외 법인들도 유통망을 넓히며 연간 수 백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삼화페인트에 위기가 찾아온 건 2015년이다. 1994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역성장한 것이다. 김장연 사장이 취임한 지 20년 만의 일이다. 매출 감소세는 계속 이어졌고 결국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
고비는 플라스틱 도료가 설 자리를 잃으면서 시작됐다. 플라스틱 도료는 재료비가 적게 드는 데다 대량 납품이 가능해 그간 삼화페인트의 실적을 견인해 왔다. 하지만 최근 2~3년간 삼성전자, LG전자 등 IT업체들이 스마트폰 케이스에 플라스틱이 아닌 메탈을 사용하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문제는 플라스틱 도료를 대체할 만한 제품이 2년째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생산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고 변색될 위험이 적은 분체 도료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플라스틱 도료의 실적 기여도를 따라잡진 못하고 있다.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데도 김 사장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는 강수를 뒀다. 삼화페인트의 매출액 대비 R&D 비용은 2015년 3.8%, 2016년 4.1%, 올해 5.5%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도료업계 최고 수준이다.
R&D 투자의 결실은 특허 개수로 드러난다. 지난해 11개 특허권을 취득한 삼화페인트는 올해 1분기에만 벌써 4개를 따냈다. 제조업의 경쟁력은 기술 확보에 있다는 김 사장의 경영 철학이 빚어낸 전략이다. 업계에선 삼화페인트가 올해 제2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근 삼화페인트는 각 부서별로 쇄신안을 내놓고 이를 매일 점검하고 있다. 회사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김 사장의 출근 시간도 한 시간가량 빨라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000년대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한 차례 성공을 거둔 김 사장이 이번에도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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