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SP, '매각무산' 무림캐피탈 구원투수로 유상증자 참여로 지분율 6.5% 확보, "자체 경쟁력 강화 힘쓸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7-05-23 09:48:00
이 기사는 2017년 05월 22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림그룹 오너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무림에스피(SP)가 무림캐피탈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구원투수가 됐다. 최근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무림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무림에스피가 새롭게 주주로 참여한 것이다. 무림그룹은 지난해 매각이 무산됐던 만큼 무림캐피탈의 재매각을 추진하기 보다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22일 여신금융협회 공시 등에 따르면 무림캐피탈은 지난달 1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2009년 회사를 설립한 후 첫 유상증자다. 신주 발행수는 150만4666주로, 주당 발행가액은 6646원(액면가액 5000원)이다. 무림캐피탈의 총발행주식은 1150만4666주로 늘어나게 됐다.
무림캐피탈의 최대주주인 무림파워텍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2대주주인 무림피앤피(P&P)와 무림에스피만 참여했다. 무림피앤피와 무림에스피는 각각 75만2333주(약 50억 원)를 인수했다. 무림에스피는 이번 유상증자로 무림캐피탈의 지분 6.5%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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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유상증자에서 눈에 띄는 점은 무림에스피의 참여다. 무림에스피는 인쇄용지 전문업체로 무림그룹 이동욱 회장의 장남 이도균 무림페이퍼 전무가 최대주주(지분율 21.37%)다. 이동욱 회장과 이동근(이도균 전무의 숙부)씨의 지분율이 각각 20.84%와 19.20%라는 점을 감안할 때 무림에스피는 사실상 오너일가의 개인회사다.
업계 관계자는 "무림캐피탈은 무림그룹 계열사와 오너일가가 지분을 갖고 있었던 만큼 지배구조 강화 등을 이유로 무림에스피가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난해 매각무산 이후 영업악화가 계속됐다는 점에서 무림그룹의 지원 의지를 보여줘 원활한 자금조달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림캐피탈은 공시를 통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이유로 재무구조 개선과 신속한 자금조달 때문이라고 명시했다. 지난해 말 무림캐피탈의 매출(영업수익)은 1135억 원으로 전년(592억 원)대비 91.6%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50억 원의 영업손실과 4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PEF 출자지분 등 유가증권의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지난해 경기악화로 756억 원 규모의 비지배지분손실과 236억 원 가량의 대손상각비가 발생했다.
영업실적뿐 아니라 자산건전성도 악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9.43%로 전년대비 15.69%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도 22.85%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6.75%) 이후 연체율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자산 감소로 자금조달 등 재무융통성 측면에서 부담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2013년 4095억 원에 달하던 총자산은 지난해 말 2491억 원으로 39.1% 줄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대부분의 차입금을 계열사 지급보증과 담보 제공을 통해 조달하고 있고 단기성 차입부채 위주라는 점에서 차입구조의 장기화 등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오는 7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림캐피탈은 지난 3월 회사채 100억 원을 4.90~5.0%의 금리로 발행했다. 만기일은 오는 7월11일이다.
업계에선 무림그룹이 당분간 무림캐피탈 재매각을 추진하기 보다는 자체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무림그룹은 애초에 무림캐피탈의 자산 감소와 수익성 하락 등이 지속되면서 매각을 추진했다. 그러나 협상을 진행했던 새마을금고가 내부 논의과정에서 인수의사를 철회해 무산됐다. 이후 마땅한 인수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지원을 지속적으로 한다는 점은 당장 매각에 방점을 두기 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으로 보인다"며 "캐피탈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낮지만 자산포트폴리오 재편 등을 통해 사업위험을 완화하고 틈새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우는 등의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무림그룹은 매각이 최종 무산된 지난해 8월 임재헌 전 한화에이스스택 대표를 대표이사로 영입하는 등 조직쇄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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