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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주주소집 이유 "중국법인 심각하다" 채무연장 '언발 오줌누기'…근본책 더블스타로 매각, 설득 '총력'

김장환 기자공개 2017-05-30 09:16:37

이 기사는 2017년 05월 26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를 소집한 산업은행이 채무연장만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입장을 밝혔다.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은 더블스타타이어로 매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뜻으로 보여 이를 둘러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마찰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타이어 채권단 관계자는 26일 기자와 통화에서 "금호타이어 경영 사정을 나머지 주주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단순 채무 연장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호타이어의 경영난이 지난 몇 년 동안 크게 심화됐고, 또 향후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이는 산업은행의 주주협의회 소집 배경을 묻는 질문에 나온 대답이었다. 우리·국민·수출입·농협·하나은행 등 금호타이어 주요 주주협의회 실무진들은 매각 주관은행인 산업은행 소집으로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모처에 모여 주주간 모임을 갖기로 했다.

산업은행이 이날 주주협의회를 모은 이유는 금호타이어의 경영실태와 향후 예측 가능한 경영사정 변화를 설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은 특히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의 심각한 경영 사정을 주주들에게 이날 설명하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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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중국법인 현황은 사업보고서에서 명확히 확인해볼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남경과 천진, 장춘 등 중국에 총 4개 법인을 설립해두고 있고 이들 법인은 올 1분기 모두 수십억 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천진법인(Kumho Tire Tianjin)이 가장 많은 79억 원대 적자, 남경법인(Nanjing Kumho Tire)과 장춘법인(Kumho Tire Changchun)도 각각 58억 원, 30억 원대 적자를 냈다.

판매법인은 사정이 더 좋지 않다. 중국내 유일한 판매법인인 금호타이어차이나(Kumho Tire China)는 부채가 자산을 전액 초과하는 자본잠식에 빠져있다. 올 3월 말 기준 자산총계 1921억 원, 부채총계는 3233억 원으로 이 기간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1312억 원이다. 장기간 누적된 적자로 발생한 현상이다.

산업은행이 여타 주주들에게 금호타이어 중국법인 현황을 집중적으로 설명하겠다는 건 당장도 문제지만 장기적으로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해진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한국 배치로 중국이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을 시행했고, 또 반한 정서 확대로 한국 제품 불매 운동까지 이어지면서 금호타이어 중국법인 부실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 같은 기류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장 채무를 연장해주더라도 금호타이어가 위기를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로 매각해 중국 국적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채무 연장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는 앞선 관계자의 말도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해 나온 언급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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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산업은행과 주주협의회 일부 은행이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금호타이어가 쥐고 있는 기존 채무 만기를 5년간 연장해달라는 더블스타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산업은행과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단독으로만 반대표를 행사해도 채무 연장안을 부결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1조 3000억 원대 채무 만기가 오는 6월 도래하는 상황에서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의견 조율이 시급한 시점이다.

채권단이 채무 만기 연장에 동의하지 않으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금호산업을 통해 '금호' 상표권을 들고 있는 박 회장이 더블스타로 매각시 이를 사용할 수 없게 하겠다는 입장이란 점도 매각 실패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산업은행은 결국 이날 주주협의회에서 금호타이어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상세히 설명하는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우리은행 등 주주들의 채무 연장 동의와 더블스타로 매각 결정을 확실히 이끌어내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에 성공하더라도 박 회장이 상표권 사용 문제를 두고 계속해서 제동을 걸 수 있어 걸림돌이 완전히 제거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설명을) 일단 들어봐야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채무 상환일인) 6월 전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이에 대한 논의를 마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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