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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현금' 진에어, 첫 관계기업 투자 영토 넓힌다 [기로에 선 LCC]⑤한진 인터내셔널 재팬 지분 25% 취득, 그룹 비중 확대

박상희 기자공개 2017-06-21 08:00:09

[편집자주]

재무구조가 부실한 항공사에 대해 면허 취소까지 검토한다는 정부 방침에 항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객 급증과 저유가 등에 힘입어 고속성장을 이어온 저비용 항공사(LCC)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LCC는 외형성장에도 불구 불안한 재무구조가 늘 생존을 위협하는 불씨가 되고 있다. 개별 LCC의 실적과 수익 구조, 재무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4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에어가 두둑해진 곳간을 배경으로 그룹 내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지난해 창립 이후 처음으로 관계기업 투자에 나서는 등 외형을 확장 중이다. 지난해 한진그룹 3세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진에어 대표이사에 선임되는 등 오너가의 경영 개입도 본격화됐다.

진에어는 지난해 항공서비스 전문 기업인 '한진 인터내셔널 재팬(HANJIN INTERNATIONAL JAPAN)' 지분 25%를 취득했다. 진에어가 관계기업 투자에 나선 건 처음이다. 취득금액은 23억 2332만 원으로 장부가액(28억 8593만 원)보다 싸게 취득했다. 염가 매수차익 약 6억 원은 관계기업 투자손익으로 계상됐다.

한진 인터내셔널 재팬은 지난해 말까지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이 각각 50%씩 지분을 소유했다. 이후 한진해운이 보유한 지분 50%를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진에어가 각각 25%씩 나눠서 주식을 취득했다. 이번 지분 취득 거래로 진에어와 한진 인터내셔널 재팬과 관계는 기타 특수관계인에서 관계기업으로 격상됐다.

대한항공은 한진 인터내셔널 재팬과 비슷한 사업을 하는 기업인 '한진 인터내셔널 코퍼레이션(HANJIN INT'L)'을 미국에 계열사로 두고 있다. 100% 대한항공의 자회사다. 기존 한진해운이 보유하던 한진 인터내셔널 재팬의 지분 역시 대한항공이 취득해 100% 자회사로 만들어도 되지만 진에어와 한진칼이 나눠 매입했다.

진에어가 지주사인 한진칼과 함께 지분 취득에 나섰다는 점에서 그룹 내 역할이 보다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한진그룹 오너 3세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진에어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도 관계기업 지분 취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진해운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계열사 지원이 잇다른 가운데 오너일가가 본격적으로 경영전선에 뛰어든 진에어도 동참했다는 지적이다.

진에어 현금성자산 추이
*출처: 금융감독원

저유가 및 해외 여행객 급증으로 진에어의 최근 매출이 불어나고 수익성이 개선된 점도 관계기업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재무적 배경이 됐다. 2013년 말 기준 135억 원에 불과하던 진에어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15년 말 기준 631억 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지분 취득에 소요된 23억 원은 보유한 현금성 자산 대비 부담스런 금액이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진에어의 현금성 자산은 약 316억 원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한진 인터내셔널 재팬은 일본 공항에서 여객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면서 "진에어가 일본에 자주 취항하다보니 다른 계열사보다 우리가 한진 인터내셔널 재팬 지분을 취득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에어의 일본 취항 노선은 모두 10개로 33개 국제 노선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한다. 진에어는 지난해 한진 인터내셔널 재팬을 상대로 31억 원이 넘는 매출원가 거래가 있었다. 2015년 8억 원 수준에서 4배 이상 매출원가 규모가 커졌다. 진에어가 지분 취득에 나선 이후 한진 인터내셔널 재팬에 지불하는 비용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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