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딱지 뗀 현대로템, 회사채 완판 도전 [Weekly Brief]GS파워·현대오일뱅크도 수요예측
이길용 기자공개 2017-06-27 10:35:59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6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주절벽을 극복한 현대로템이 2년 만에 회사채 완판을 노린다. 2015년부터 수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실적이 저하된 현대로템은 신용도가 훼손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지난해부터 수주 물량을 확보하고 사업 구조조정에 성공하면서 이번 정기평가에서 '부정적' 등급 전망을 떼고 '안정적' 전망을 평정받았다.현대로템은 회사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호재를 맞으면서 성공적 발행 가능성을 높였다. A급인 현대로템 외에 AA급 우량 회사채인 GS파워와 현대오일뱅크도 이번주(6월 26~29일) 수요를 모집할 계획이다.
◇ 수주 실적 회복 현대로템, 신용도 이슈 해결하고 수요예측 실시
현대로템은 오는 29일 800억 원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할 계획이다. 트랜치(tranche)는 2년물과 4년물로 나눴고 각각 500억 원과 300억 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IBK투자증권이 선정됐다.
올해 신용평가사들은 정기평가를 통해 현대로템의 A0 등급을 유지한 채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2015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현대로템은 그 해 말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강등됐으며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달렸다. 국내 철도 시장에서 서울 지하철 2호선 전동차 수주에 실패할 정도로 시장 지위를 잃었고 해외 프로젝트 수주도 부진했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차입 부담까지 늘어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신평사들의 입장이었다.
등급 강등을 겪으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현대로템의 위상은 추락했다. 2015년 1월 현대로템은 트랜치를 5년물과 7년물로 나눠 각각 1000억 원씩 모집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그룹의 후광을 바탕으로 A급 회사채임에도 과감하게 장기물로만 트랜치를 구성했다. 수요예측은 성공적이었다. 5년물에는 3400억 원, 7년물에는 1200억 원의 주문이 들어와 각각 2200억 원과 1050억 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같은 해 6월 현대로템은 다시 한 번 공모채 발행을 타진했다. 트랜치는 3년물 800억 원, 5년물 700억 원, 7년물 500억 원이었다. 당시에도 등급은 A+(안정적)을 유지했다. 신평사들의 등급 조정 전이었지만 신용도 저하가 이미 나타나면서 수요예측에서 3년물과 5년물은 각각 700억 원과 1100억 원의 주문을 받았다. 하지만 7년물 신청이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으면서 발행을 취소했고 현대로템은 3년물과 5년물을 각각 900억 원과 1100억 원으로 증액 발행하면서 예정됐던 조달 규모를 맞췄다.
A0로 강등되고 '부정적' 전망을 단 채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던 지난해 9월에도 수요예측 결과는 성공적이지 않았다. 당시 2년물과 3년물로 트랜치를 나눠 각각 500억 원씩 조달하려 했지만 수요예측에는 두 트랜치 모두 300억 원씩만 들어왔다. 현대로템은 2년물 발행 규모를 700억 원으로 늘리고 3년물은 300억 원으로 줄이는 고육지책을 썼다.
지난해 구조조정과 수주 실적 회복을 위해 노력했던 현대로템은 빠른 시간 안에 반등에 성공했다. 2015년 1조 5000억 원으로 급감했던 신규 수주량은 지난해 4조 1722억 원으로 급증했다. 사업 위험이 낮은 철도부분 비중은 2014년 58%에서 올해 1분기 73%로 확대시켰다. 지난해까지 영업손실이 발생했던 플랜트부문은 수주 비중을 같은 기간 21.2%에서 14.3%로 줄였다. 이로 인해 2015년 1조 8000억 원이 넘었던 순차입금은 올해 1분기 1조 1800억 원 수준으로 감축했다.
신평사들은 현대로템의 실적 개선에 후한 평가를 내리며 이번 정기 평가에서 현대로템의 '부정적'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회사채 발행 전부터 호재를 맞으면서 현대로템은 2015년 1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회사채 완판을 노릴 수 있게 됐다.
◇ AA급 GS파워·현대오일뱅크, 무난한 수요 모집 예상
오는 28일에는 GS파워(AA, 안정적)가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GS파워는 3년물과 5년물로 트랜치를 나눴으며 각각 1000억 원씩 자금을 모집한다. 이 딜은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이 주관사를 맡았다.
GS파워는 민자발전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신용도를 입증한 발행사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위주인 민자발전사들은 공급 과잉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익성의 핵심인 계통한계가격(SMP)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전력량 요금 마진(SMP-변동비)이 줄어든 탓에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GS파워는 열병합 발전이 기반이기 때문에 LNG 발전보다 한국전력 전력공급 우선 순위에 올라 한전과 장기전력수급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면서 신용도가 유지됐다.
현대오일뱅크(AA-, 안정적)는 현대중공업 분할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오는 29일 5년물 1500억 원, 7년물 500억 원의 주문을 받는다.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이 주관사로 활약한다.
현대중공업의 분할 이슈는 현대오일뱅크의 신용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회사였던 현대중공업이 2014년 AA+에서 A급으로 급전직하하면서 신용등급에 계열 지원 가능성이 고려되지 않고 자체신용도로만 AA- 등급을 받는다. 분할을 통해 현대로보틱스가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현대오일뱅크의 중간배당을 통해 마련하는 모습도 보이기는 하지만 현대오일뱅크 자체의 수익 창출력이 뛰어나 등급을 유지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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