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곳간 여유 "IPO도 흑자전환 이후 재추진" [치킨게임 E-커머스]4차례 투자금 확보…적자 상태 IPO보다 추후 재추진
이서윤 기자공개 2017-07-04 08:20:16
이 기사는 2017년 07월 03일 08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켓몬스터(이하 티몬)가 IPO 일정을 뒤로 미뤘다. 지속적인 자금 마련으로 상대적으로 재무 상황에 여유가 있어 IPO 시기를 흑자전환 이후로 늦췄다. 이커머스 시장의 치킨게임이 언제 끝날지, 흑자전환 시점이 언제가 될지가 관건이다.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 4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내정하고 한국거래소와 IPO를 준비해왔다.
당초 올 하반기 거래소에 예비심사 청구를 하고 내년 중 증시에 입성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다. 영업손실 등으로 공모가가 낮을 것을 우려한 조치다. 티몬은 IPO와 관련한 협의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티몬은 적자 회사이나 '유망기업 상장요건'을 활용하면 IPO는 가능하다. 시가총액 6000억 원 이상, 자기자본 2000억 원 이상 기준만 충족시키면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유망기업 자격을 얻어 지난해 유가증권 시장에 입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직전 해인 2015년까지 영업손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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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은 소셜커머스 업체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자금 유치에 적극적인 곳이다. 티몬이 IPO 카드를 꺼내든 것은 투자를 위한 자금을 받기 위해서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투자를 멈출 수 없는 까닭이다.
항공예약 서비스와 같이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서버 증설 및 인프라 확충 등 지속적인 비용 지출이 따른다. 특히 IT부문 고급 인력을 영입하는 데 드는 돈이 만만치 않다.
실제 신현성 티몬 대표는 2015년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티켓몬스터가 다른 유통 채널 대비 가장 강력한 경쟁 우위는 IT 기술력에 있다고 본다"며 "신규 사업이나 서비스의 토대가 되는 IT기술에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티몬은 이미 네 차례나 투자 시장에 손을 벌렸다. 거꾸로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FI)를 초청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태다.
티몬은 지난해 총 3000억 원의 투자 유치를 시도했다가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기도 했다. 싱가포르투자청(GIC)와 NHN엔터테인먼트, 시몬느자산운용 등은 작년 티몬의 우선주와 전환사채(CB) 형태로 잇따라 투자했다. 그러나 전체 투자규모는 약 1700억 원에 불과했다.
최대주주가 KKR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인 점도 영향을 줬다. 이들은 2015년 티몬 지분 59%를 취득했다. 사모펀드(PEF)인 만큼 투자회수는 필연적이다. 경영권 인수 이후 투자금 회수까지 주기는 대개 3~5년 정도다.
KKR과 앵커에쿼티의 티몬 투자는 올해로 2년 차다. 투자회수에 나서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IPO를 추진할 시점이 도래했다. PEF업계 관계자는 "벤처캐피탈이나 전략적 투자자가 아닌 PEF들은 투자회수가 가장 민감한 부분"이라면서 "적자라서 배당을 크게 받을 수 없다면 차라리 빨리 지분을 팔아버리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티몬은 당분간 거래를 보류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상장 검토 소식이 알려진 뒤 회사가 내놓은 지난해 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이 부정적 요인이었다. 티몬은 작년 1551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6년 연속 적자를 냈다. 이커머스 업체들에 대한 투자시장의 시각도 얼어 붙었다. 성장성만을 내세워 공모가를 높이 평가받기 어려운 분위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마존과 같은 독자기술이 있거나 미국 혹은 중국처럼 시장 규모가 큰 것도 아니라 향후 수년간 수익성 개선이 요원해 보인다"면서 "경쟁 심화로 고비용 지출 구조가 고착화되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티몬은 흑자 전환 이후 IPO를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치킨게임에서 생존해 영업 경쟁력을 갖추면 상장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산품뿐 아니라 신선식품, 숙박 및 항공편 예약 등 '종합 이커머스 몰(Mall)'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 사용자 트래픽이 늘어나고 궁극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티몬 관계자는 "투자금 확보를 위해 IPO를 검토하긴 했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건 없다"면서 "투자금 유치도 중요하지만 이익이 안정화 되고 재무구조가 더 탄탄해지면 그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 상장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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