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올 최대딜 한앤컴퍼니, 기존 1.7조 차입금 2조로 증액… 2000억 이상 리캡
정호창 기자공개 2017-07-17 06:30:00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3일 08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형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2년 전 자동차용 공조부품사 한온시스템(옛 한라비스테온공조)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해 금융권에서 차입한 인수금융(Loan)의 차환(리파이낸싱) 작업에 착수했다. 1조 7000억 원 가량의 기존 차입금을 2조 원 수준으로 증액 차환한 뒤 자본재조정(Recapitalization) 작업을 통해 최소 2000억 원 이상의 투자금 회수를 진행할 계획이다.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지난 12일 주선사들과 금융조건 협의를 끝내고 한온시스템 인수금융 리파이낸싱과 리캡 추진을 확정했다. 농협금융그룹과 신한은행, KEB하나은행이 공동 주관사로 나서 한앤컴퍼니에 신디케이트론을 제공하기로 결정하고 이날 대출확약서(LOC)를 발급했다.
리파이낸싱 규모는 차입 원금인 텀론(Term Loan) 기준 선순위 대출 1조 5700억 원, 중순위 대출 4000억 원 등 총 1조 9700억 원으로 결정됐다. 신디케이트론 이자 지급을 위해 설정되는 한도대출(RCF) 1800억 원을 포함하면 전체 리파이낸싱 규모는 2조 1500억 원에 달한다. 올해 국내 인수금융 시장에 등장한 딜 중 최대 규모다.
기존 차입금이 1조 7016억 원(텀론 기준)인 점과 비교하면 조달 규모가 2684억 원 늘었다. 한앤컴퍼니는 2015년 6월 9일 미국 비스테온에 2조 7775억 원을 지불하고 한온시스템 지분 50.5%를 인수했다. 당시 NH투자증권과 신한은행, 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이 공동 주선으로 선순위 1조 3416억 원, 중순위 3600억 원 등 총 1조 7016억 원의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해 한앤컴퍼니를 지원했다.
차입금을 제외하고 1조 760억 원을 펀드 출자금으로 투자한 한앤컴퍼니는 이번 리파이낸싱을 통해 추가 조달하는 2684억 원을 재원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의 배당을 시행해 최소 20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조기 회수할 계획이다. 기존 차입금 운용 과정에서 사용한 한도대출액 등을 감안하면 최대 배당 규모는 25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배당이 시행되면 한앤컴퍼니 운용펀드의 한온시스템 투자금은 8500억 원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리파이낸싱의 금리는 2년 전과 동일하게 선순위 대출 4.55, 중순위 대출 7.6%로 결정됐다. 만기 역시 5년으로 같다. 2년 전과 비교해 인수금융 시장 평균 금리가 60bp 가량 하락했으나, 현재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상태고 리캡을 위해 차환 규모를 늘린 점 등을 종합 고려해 한앤컴퍼니가 금융 주선사 및 대주단에 '통큰 양보'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공동 주관사 세 곳의 주선 규모는 텀론 기준 농협금융그룹 1조 100억 원, 하나은행 5200억 원, 신한은행 4400억 원으로 배분됐다. 한도대출(RCF)은 세 곳이 각각 600억 원씩 동일하게 설정하기로 했다. 농협금융그룹은 하나·신한은행과 공동 조성하는 선순위 대출 중 6100억 원을 주선하고, 중순위 대출 4000억 원을 단독 주관하기로 해 가장 큰 책임을 맡게 됐다.
주관사들은 조만간 대주단 모집 작업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금융사별 대출액 배분(셀다운) 절차 등을 거쳐 대주단 구성이 완료된 후 대출 집행(신디케이트론 인출)은 9월 초 이뤄질 예정이다.
한앤컴퍼니가 투자한 한온시스템은 자동차용 공조부품업계 글로벌 2위, 국내 1위 지위에 올라있는 기업이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공조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계 순위는 매출액 기준 48위권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5조 7037억 원의 매출을 올려 4225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한앤컴퍼니가 인수하기 직전 해인 2014년 실적에 비해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14.1% 향상된 수치다.
이 같은 실적 개선과 함께 인수금융의 담보가 되는 한온시스템 주가의 상승이 이번 증액 차환의 근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앤컴퍼니가 미국 비스테온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2014년 12월 17일 한온시스템 주가는 4만 7400원을 기록했다. 거래 종결이 이뤄진 2015년 6월 9일 주가는 3만 4350원이다.
현재 한온시스템 주식은 증시에서 1만~1만 1000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한온시스템이 지난해 2월 중순 5:1 액면분할을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최근 주가는 한앤컴퍼니와 비스테온의 주식매매계약 체결 시기에 비해 10% 가량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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