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녹십자, 혈우병치료제 특허訴 장기화 변론기일 두 차례 연기, 제조법 두고 갈등 격화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7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케미칼과 녹십자의 혈우병치료제 소송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올해초 SK케미칼이 특허법원에 항소했지만 변론기일만 두 차례 연기되며 반년 째 아무 진전도 보이지 못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과 녹십자는 오는 21일 특허 등록무효 소송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지난 5월 17일 첫 변론기일이 잡혔지만 두 차례 연기되며 이달로 바뀌었다. 만약 이번에도 변론기일이 변경되면 연내 판결결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SK케미칼과 녹십자간 혈우병치료제를 둘러싼 갈등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포문은 녹십자가 열었다. 녹십자는 지난해 9월 특허심판원에 SK케미칼이 보유한 혈우병치료제 제조법에 대해 특허 무효 소송을 냈다. 약 4개월 만인 지난 1월 승소하며 제조법을 사용할 길이 열렸다.
하지만 SK케미칼이 특허심판원 판결에 불복해 상급기관인 특허법원에 정정 심판을 청구했다. 범위가 인정돼 특허법원에서 2심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월말 소장 접수 후 변론기일이 다가왔지만 SK케미칼과 녹십자측이 한 차례씩 변론기일 변경을 신청했다.
분쟁의 핵심은 SK케미칼이 등록한 '제8인자 및 그의 유도체의 제조 및 정제 방법'이다. SK케미칼은 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의 제조 및 정제 과정에서 기존 치료제들보다 효율화된 공법을 도입해 이를 특허로 등록했다.
업계에서는 특허법원에서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해당 소송이 대법원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SK케미칼은 국내에서는 혈우병치료제 판매 비중이 적지만 제조법 특허를 방어해야 한다. 녹십자로서도 국내 혈우병치료제 시장을 계속 유지하려면 잠재적인 위험 리스크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 소송이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 SK케미칼이 보유한 제조법의 특허는 유효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혈우병치료제 분야는 녹십자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SK케미칼은 해외에 집중하는 상황"이라며 "녹십자가 혈우병치료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직면할 수 있는 허들을 미리 제거하고자 소송을 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사간 혈우병치료제와 관련해 자존심이 걸려있어 분쟁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SK케미칼이 개발한 앱스틸라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올 1월 유럽의약품청연합(EMA)으로부터 판매허가를 얻었다. 앱스틸라 판매로 SK케미칼이 얻게 될 러닝 로열티 규모를 100억 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녹십자는 지난해 10월 혈우병치료제의 미국 임상을 포기하고 중국 시장 진출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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