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이륜차 품은' KR모터스, 흑자전환 전략은 판촉비 86억 + 인건비 최대 120억 '절감' 효과 기대
박상희 기자공개 2017-07-26 08:22:50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5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잠식 상태의 적자 기업이 또 다른 적자 기업을 인수했다. 대림자동차공업 이륜차사업부를 인수한 KR모터스 얘기다. 겉으로 보기에는 경영 정상화가 요원해 보이지만 KR모터스는 합병 이후 내년 흑자전환을 자신하고 있다.국산 오토바이 제조업체 1·2위가 합쳐지면서 '제 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으로 지출하던 100억 원이 넘는 판촉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합병 이전 각자 진행한 인력 구조조정도 원가와 판관비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KR모터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판촉 비용으로 지출된 비용이 47억 원이다. 판매비와 관리비 156억 원 가운데 30%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대림자동차 이륜차사업부는 판촉비로 69억 원을 썼다. 두 회사가 같은 시장을 두고 쓴 판촉 비용만 116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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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토바이 시장에서 국산업체는 대림자동차와 KR모터스 둘뿐이다. 나머지 업체는 혼다를 비롯한 수입사 등이다. 한정된 시장을 두고 국내 제조사 둘간에 경쟁하다 보니 시장을 뺐고 뺐기는 출혈 경쟁 속에 유통망을 확보하는데 판촉비용 대부분을 집행했다.
KR모터스는 대림자동차 이륜차사업부를 인수한 이후 내년부터는 판촉 비용을 30억 원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를 합쳐 100억 원이 넘던 판촉 집행 비용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판매점은 정예화 하고, 서비스점은 통합운영 한다는 전략이다. 통합 이전 기준 KR모터스는 대리점 82개, 서비스점 518개를 운영하고 있다. 대림자동차는 대림점 85개, 서비스점 420개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점 운영을 늘려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KR모터스 관계자는 "과거 두 회사의 판촉비가 각자 유통망을 확보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통합 이후에는 유통망이 아닌 소비자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면서 "판촉비 절감만으로도 판관비 등 영업비용이 상당히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KR모터스가 내년 흑자 전환을 자신하는 또 다른 이유는 사전 구조조정에 따른 인건비 절감 효과다. KR모터스는 지난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대림자동차는 올해 5월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 KR모터스가 약 100명, 대림자동차가 약 130명의 구조조정 실시로 합쳐서 500여 명에 달하던 인력이 그 절반인 250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로 인한 인건비 절감 효과만 100억~12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KR모터스와 대림자동차의 인력 구조조정은 인수·합병 거래를 염두에 두고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경영이 악화되면서 자구책으로 이뤄진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합병 이후 경영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KR모터스는 생산직 인건비는 제조원가로, 관리직 인건비는 판관비 등으로 책정하고 있다. 인력 구조조정이 제조원가 및 판관비를 절감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이로 인한 비용 절감 규모만 2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KR모터스는 지난해 75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KR모터스와 대림자동차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기록한다고 했을 때 판촉비와 인건비 절감만으로도 흑자전환에 크게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KR모터스 관계자는 "대림자동차 이륜차 사업부 인수 이후인 내년도 영업이익 기준 70억~80억 원으로 흑자전환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당기순이익은 최소 손익분기점을 맞추거나 조금이라도 순이익을 내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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