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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부재가 낳은 '한국식 프랜차이즈' 비극 [thebell note]

노아름 기자공개 2017-08-03 10:20:53

이 기사는 2017년 08월 02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의 핵심은 '로열티'와 '마진'으로 압축된다. 국내 가맹사업은 로열티 기반의 미국 모델을 기초로 삼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점주로부터 한 달에 10만 원 정도의 상징적인 로열티 비용만을 받거나 로열티 비율을 5% 이하로 유지하는 독특한 방식을 고수했다. 대신 수익을 식자재유통과 물류비 마진으로 충당했다.

이러한 한국식 프랜차이즈 운영 방식이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로열티 비용을 올려야 한다는 일부 업체들의 주장은 가맹본사의 또 다른 갑질로 오해받고 있다. 유통 마진 공개에 난색을 표하자 정보 독점 행위라는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하나의 브랜드를 공유하는 두 주체(본사와 점주)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어 이해관계가 상충될 수밖에 없다. 브랜딩을 유지해야 하는 본사와 개인의 수익이 중요한 점주는 인식이 다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세간의 부정적 인식은 깊어가고 있다.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된 빌미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제공했다. 그간 가맹본사는 소통을 회피해 문제를 키워왔다. 갑질 논란이 불거졌을 때마다 '왜 그만한 로열티를 받아야하는지'를 설명하지 못했다. 사실 가맹 본사의 운영능력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편의점과 화장품 등이 중동, 중국 등으로 뻗어나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우수한 업력을 인정받아 해외 진출에 성공하면서 국내서는 외면 받고 있는 상황이 대조적이다.

마진 공개 거부도 마찬가지다. '왜 공개하기 어려운지' 먼저 양해를 구했어야 옳다. 프랜차이즈협회에 소속된 업체 중에서는 아모레퍼시픽, 해마로푸드서비스 등 상장사도 포함돼있어 주주들에 대한 소통 의무를 지고 있다. 게다가 생물 식자재를 유통하는 프랜차이즈는 납품가 변동이 커 마진 공개에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업태의 특성을 설명하려는 노력도 없이 프랜차이즈 업권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다는 식의 태도는 아쉬운 대목이다.

협회는 최근 공정거래위원장과 자리에서 "프랜차이즈산업은 외환위기 이후 일자리 창출의 보고 역할을 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경제의 구원투수로 다시 뛰겠다"고 공언했다.

첫 단추는 불통의 장막을 걷고 시장과 소통으로 불신을 허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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