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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양극화' 삼성, 이슈어가 사라진다 [그룹조달&신용이슈]극강 전자계열사 외부조달 불필요...중공업·건설 등은 신용위험 지속

김시목 기자공개 2017-08-04 14:19:22

이 기사는 2017년 08월 02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이슈어들이 사라지고 있다. 현금성자산만 70조 원에 육박하는 삼성전자를 비롯 그룹 핵심 전자 계열사들은 극강의 재무실적을 기반으로 수년째 보유 현금을 활용한 자금운용을 해오고 있다. 삼성SDI 등 일부만이 가끔씩 회사채 시장을 찾을 뿐 대부분 외부 조달은 자제했다.

그룹 내 빅 이슈어를 자임하던 계열사들은 각종 이슈에 조달 길이 막혔다. 합병특혜 의혹에 휘말린 삼성물산의 침묵이 가장 컸다. 중공업과 건설 계열사들은 재무실적 저하와 신용도 하락으로 공모 조달이 봉쇄됐다. 토탈, 테크윈(현 한화그룹) 등 과거 방산 계열사들의 이탈도 발행 급감을 거들었다.

삼성그룹 계열사 간 신용도는 점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자 계열 기업들과 지주격인 삼성물산은 모두 AA급 이상의 초우량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중공업과 건설부문 계열사들은 AA급을 반납하고 BBB급으로 전락했다. 최근 호텔신라마저 면세업황 침체로 신용도에 균열이 생겼다.

◇ 사라진 이슈어 '10곳→3곳'...각종 이슈까지

삼성그룹은 올 들어 1건의 회사채를 공모시장에서 발행했다. 연간 발행 물량이 많게는 3조 원이 넘어설 정도로 빅 이슈어 그룹으로 손꼽혀왔지만 2015년 이후 급쪼그라들었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SDI 등 발행을 주도해온 곳들이 침묵한 가운데 호텔신라만이 유일하게 자금을 마련해갔다.

삼성그룹의 회사채 상환기조는 올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합병 특혜나 신용도 이슈 등에 발목이 잡히면서 일제히 차환 발행이 아닌 자체현금 상환을 택했다. 삼성물산(상반기 만기 7700억 원), 삼성중공업(4000억 원), 삼성SDI(1000억 원) 등이 모두 공모 조달을 포기했다.

삼성그룹

삼성그룹의 자산과 매출 핵심인 삼성전자는 폭발적인 수익과 현금창출력을 과시하며 보유 현금으로만 자금을 운용해오고 있다. 현금성자산은 70조 원에 달한다. 삼성SDI를 제외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S 등 전자 계열 상당수도 별도 외부 차입수요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꾸준한 회사채 발행 후보군 중 하나로 꼽히는 삼성물산의 경우 상반기 조달 가능성이 점쳐지기도했지만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의 특혜 논란에 휩싸이면서 조달을 포기했다. 과거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삼성토탈, 삼성테크윈(한화그룹 편입) 등의 이탈도그룹 조달 규모를 떨어뜨렸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에서 회사채 가능성이 거론되는 곳은 삼성물산, 삼성SDI, 호텔신라 등 겨우 3군데 가량에 그친다"며 "10군데 이상에 달하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슈어가 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와중에 각종 이슈에 발목이 잡히면서 이들마저 침묵한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 계열사 간 신용도 희비

현재 그룹 전자 계열사와 중공업·건설부문 간 신용도는 상반된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등 전자계열사들은 모두 'AA0' 등급 이상의 신용도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리더 격인 삼성전자는 현재 등급은 없지만 사실상 AAA 초우량 지위를 보유했다는 평가다.

삼성물산 역시 건설부문의 대규모 어닝쇼크에도 다각화한 사업구조(에버랜드, 제일모직, 삼성물산 합병)와 국내 최상위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란 점이 반영돼 신용도에 큰 변화는 없었다. 지주사로서 보유한 다수의 그룹 계열 지분도 든든한 방패막 구실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등은 수주 및 실적 하락과 재무부담 확대 등으로 신용도가 곤두박질쳤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불과 수년 전만 해도 AA급 위상을 보유했지만 현재는 하이일드기업(BBB급)으로 추락하며 공모 시장이 아닌 사모채로 자금을 마련해가고 있다.

최근 호텔신라의 신용등급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자체 재무부담 확대도 문제지만 면세업 전반의 침체가 더욱 치명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호텔롯데 등 경쟁사들 역시 모두 신용하향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은 신용평가사의 시각이 분분하지만 하락 가능성은 다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IB 관계자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크레딧은 전자부문은 '극강', 중공업 및 건설과 면세업 등은 '부진'으로 요약될 수 있다"며 "침체를 겪는 계열사들이 과거 외부 조달이 많았던 곳들인 만큼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려면 이들이 예전 모습을 되찾는 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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